고려아연 경영권분쟁의 운명을 가를 정기 주주총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주총은 44년 연속 영업 흑자를 기록한 최윤범 회장의 '트로이카 드라이브(신재생에너지·수소, 2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성과와 MBK파트너스의 사모펀드(PEF)식 경영에 대한 주주들의 평가를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고려아연이 국가기간산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고려아연측과 영풍·MBK 파트너스측의 소모전을 정리하고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 등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지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오는 24일 오전 9시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정기주총을 개최한다. 이번 주총의 최대 쟁점은 이사 선임 안건이다. 최윤범 회장의 연임을 포함해 이사 선임 결과에 따라서 현 경영진 유지 여부가 판가름 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의 이사회는 직무가 정지된 4명을 제외한 15명의 이사진으로 구성됐다. 최 회장 측 11명, 영풍·MBK 4명의 이사가 포진됐다. 이중 6명(최 회장 5명, 영풍·MBK 1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최 회장 측에서는 최윤범 사내이사·황남덕 사외이사·월터 필드 맥랠런 기타비상무이사·김보영 감사위원회 위원·이민호 분리선출 감사위원회 위원이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임기 만료 이사 6인에 대해 5명은 이번 주총에서 선임하고 나머지 1명은 개정 상법에 따라 오는 9월까지 감사위원 분리선임 절차에 따라 충원한다는 것이다. 반면 영풍·MBK 연합 측은 이사 6인을 모두 선임할 것으로 제안하며 5명의 이사 후보를 추천하며 맞서고 있다.
이번 이사 선임 안건과 관련해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의 입장은 엇갈리고 있다. 서스틴베스트는 중장기적 기업가치 보호를 위해 최 회장 측 5인 선임 안건에 찬성을, 영풍·MBK 측 추천 후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놨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연말 총 사업비 규모 11조원에 달하는 미국 크루서블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고려아연이 직접 운영하게 될 미국 제련소는 오는 2029년부터 기초금속부터 귀금속·희소금속까지 비철금속 13종을 생산할 예정이다.
한국ESG평가원도 찬성을 권고했다. 평가원은 고려아연이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경영 실적(매출 16조6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결산 배당금도 역대 최고 수준인 주당 2만원으로 결정해 주주환원 제고와 기업 가치를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영풍·MBK 측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선 "경영권 혼란이 심화할 경우 기업 성장과 주주가치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로 꼽히는 ISS는 최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ISS는 보고서에서 최 회장 개인의 경영권 사수를 위해 회사 자금과 지분 구조를 '사실상 방패'로 사용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은 최 회장의 재선임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막판 표심은 여전히 안개속이다. 결국 소액주주들의 선택을 얻어야 승리가 가능하다.
한편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정기 주총을 앞두고 현 경영진을 향한 지지를 명확하게 밝혔다. 반면 MBK파트너스·영풍 측을 약탈적 투기 자본으로 규정·비판했다. 앞서 MBK가 인수한 홈플러스 사례를 통해 MBK가 자산 환수에 집중해 본원 경쟁력을 잃게 될 거라는 주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