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전통적인 안전 자산의 대명사인 금과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BTC)의 향방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타격 이후 두 자산은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의 안전자산 가격 흐름과는 동떨어진 현상이다. 금은 그동안 미 달러화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전쟁이나 테러 등으로 국제정세가 불안할 경우 가격이 오르는 것이 보통이었다. 반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이런 현상이 이번에만 나타난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앞으로도 그럴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 시장의 견해가 엇갈린다.
21일(현지시간) 중동 분쟁이 본격화된 이후 비트코인은 침묵 속에서도 강세를 이어가며 약 11% 상승한 7만650달러 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쟁으로 인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예상보다 강력한 방어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방증이다.
반면, 금값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일 오후 12시 30분께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산하 금속선물거래소 코멕스(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GCJ6)은 전장 결제가 4605.70달러 대비 24.00달러(0.52%) 내린 트로이온스(1ozt=31.10g)당 4581.70달러에 거래됐다.
금은 지난 2월 말 최고점 대비 12% 이상의 가치를 잃었다. 특히 지난 3월 16일부터 20일까지의 일주일 동안 금값은 10% 이상 급락했는데, 이는 차트 플랫폼 트레이딩뷰 데이터 기준 1983년 이후 약 43년 만에 발생한 가장 가파른 낙폭 수치다.
금 시장의 하락세는 지난 20일에 더욱 가속화되었다. 이날 하루에만 3.4%가 하락하며 온스당 4480달러 선에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1월 금값이 온스당 5500달러를 돌파한 직후 2조달러 규모의 금 시가총액이 증발했던 충격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당시 시장은 큰 타격을 받았으나 이번 3월의 연쇄 폭락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더욱 심각한 패닉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관련 시장에선 금값이 힘을 쓰지 못하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 행보를 꼽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8일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올해 내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급격히 식었다. 투자자들은 연내 금리가 현재 수준에서 동결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고금리 환경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자산은 금은 인기가 식었다는 것이다. 또 채권 등 수익률이 보장되는 자산의 매력도가 높아지면서 헤지(위험 분산) 수단으로 금을 보유하던 기관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자산 시장의 지각 변동을 의미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통적으로 전쟁이나 위기 상황에서 금은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독보적인 지위를 누려왔으나 투자자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수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레 한센 삭소뱅크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지정학적 긴장에도 불구하고 금값이 추가 상승에 실패한 것은 거시경제 요인과 기술적 부담이 안전자산 선호를 일시적으로 압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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