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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소원 첫 관문 '사전심사' 이르면 이번 주 첫 판단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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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재판부 평의 열고 본안 회부·각하 나눠...사건 선별
시행 일주일 만에 100건 넘겨…'1호 사건' 각하 가능성
사건 폭증 우려 속 심사 기준·비율, 제도 안착 가늠자
아주경제

'최종심'인 대법원의 판결을 헌법재판소에서 다툴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한 '사법개혁 3법'이 공표된 첫날인 지난 12일 서울 헌법재판소 민원실에 관련 안내문이 비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판소원을 도입한 헌법재판소가 업무 폭증을 막기 위해 사전심사 제도를 내세우는 가운데 빠르면 이번 주 접수 사건들의 사전심사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는 이번 주 초 재판관 평의를 열고 일부 재판소원 사건의 본안 회부 또는 각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어떤 사건은 본격적으로 판단하고, 어떤 사건은 아예 들여다보지 않을지 정하는 것이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주 초에 재판소원에 관한 지정재판부 결정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정재판부 평의는 통상 화요일에 열린다.

헌재는 사건이 접수되면 지정재판부에서 법적 요건을 갖췄는지 판단하고, 청구가 부적법하면 본안 심리 없이 각하한다. 헌재법상 청구 이후 30일 이내 각하 결정이 없으면 심판에 회부한 것으로 간주한다.

다른 법률적 구제 절차가 있는데도 그 절차를 모두 거치지 않고 헌법소원을 청구한 경우 각하 대상이 된다.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보고도 안 되면 헌소를 내야 한다는 의미(보충성 요건)다.

헌재법상 청구 기간을 넘겼거나 대리인을 선임하지 않고 심판 청구를 한 경우, 그 밖에 청구 사유에 해당하지 않은 것이 명백한 경우도 적법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본다.

지난 12일 제도 시행 이후 18일까지 일주일간 107건의 재판소원 사건이 접수되면서 어떤 사건이 사전심사를 통과해 본안 판단을 받게 될지 관심을 끈다.

'1호 사건'은 시리아 국적의 모하메드(42)씨가 강제 퇴거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낸 사건이다. 그는 내전을 피해 약 11년간 한국에 체류하다 2024년 강제 퇴거 명령을 받아 구금됐다가 강제 추방됐다.

추방을 면하려고 모하메드씨가 낸 취소 소송은 작년 1·2심에서 기각됐고, 올해 1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그는 확정판결로 헌법상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신체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등이 침해됐다고 주장한다.

다만 재판소원은 판결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하는데, 이 사건은 접수 당시 이미 두 달가량이 지나 적법 요건 미비로 사전심사에서 각하될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 사건은 동해안 납북귀환 어부 고(故) 김달수씨의 유족이 형사보상 지연에 대한 국가배상 청구를 기각한 법원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접수했다.

형사보상은 무죄가 확정된 피고인에게 국가가 구금이나 재판에 따른 손해를 보상해 주는 제도다. 법원은 청구서 접수 후 6개월 안에 보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형사보상 결정이 1년 넘게 지연되자 유족은 지연에 대한 국가배상을 청구했으나, 1, 2심은 형사보상 6개월 기한은 훈시 규정에 불과하다고 보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 사건은 소액 사건으로 법적으로 상고가 제한돼 지난달 20일 2심에서 판결이 확정됐다.

이밖에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 유죄가 확정된 장영하 국민의힘 성남시 수정구 당협위원장, 유튜버 쯔양에게 수천만원을 뜯어내 실형이 확정된 유튜버 구제역(이준희씨)도 재판소원을 냈다.

헌재 안팎에서는 재판소원 도입으로 인한 사건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사전심사의 중요성이 거론된다.

헌재는 연간 1만~1만5000건이 접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도입 전 간담회에서 밝혔다. 상당수는 사전심사 단계에서 각하될 것으로 예상한다.

법조계는 앞으로 몇 달에 걸쳐 사전심사에서 걸러지는 사건의 기준과 비율이 제도 안착 여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재판소원 시행으로 급증할 사건 수를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하느냐가 제도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헌재는 시행 30일이 되는 내달 13일 사전심사 통과 여부를 비롯해 자세한 통계를 발표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헌재가 재판소원을 당장 도입해도 실무상 큰 문제가 없다고 해오다가 시행 후 폭증 우려가 현실화하자 부랴부랴 사전심사를 통한 걸러내기를 강조하고 나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재판소원의 실무적 절차와 관련한 대법원과 헌재 간 협의도 조만간 본격화할 것이라는 해석도 많이 나온다.

손인혁(사법연수원 28기) 헌재 사무처장과 기우종(26기) 법원행정처 차장을 비롯한 두 기관 고위 관계자들은 앞서 16일 헌재 인근 한 식당에서 비공개 만찬을 갖고 재판소원 시행 등 현안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주경제=원은미 기자 silverbeauty@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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