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3월 임시국회 2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전된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에 대해 반대 취지로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
시각장애인인 김예진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오전 17시간 35분에 걸친 밤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마쳤다. 종전 역대 최장 기록인 작년 12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와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기록(18시간 56분)에 이은 3위 기록에 이름을 올렸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18분쯤 필리버스터를 종료했다. 전날 오후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시작한 지 17시간 35분 만이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이 국정조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위례신도시·대북송금 사건 등 7개 사건의 공소 취소를 위한 것이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검찰청을 폐지하고 이를 대체하는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을 설치하는 법안을 20~21일 통과시켰다.
물만 마시며 밤샘 필리버스터를 이어간 김 의원은 토론을 마친 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임이자·정성국·조승환 의원 등의 격려와 박수를 받으며 연단에서 내려왔다.
시각 장애가 있는 김 의원은 전날부터 진행한 필리버스터 내내 손으로 점자를 읽으며 더불어민주당의 사법 시스템 파괴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특히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검찰 개혁의 피해가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에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사 기관의 독립성이 흔들리면 법의 기준 또한 흔들리고 법의 기준이 흔들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특히 그 피해는 법과 제도에 의존해 살아가는 사람들, 즉 장애인과 취약 계층에게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돌아가게 된다는 점에서 우리는 더욱 무거운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사실 (장애인과 취약 계층은) 그 피해가 가고 있는지 잘 모르고 계신다”고 말한 뒤 목이 메인 듯 잠시 필리버스터를 멈춰 숨을 고르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들은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공정한 수사와 엄정한 법 집행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법치주의는 강한 사람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약한 사람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3월 임시국회 2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에 대해 반대 취지로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그는 동료 의원들을 향해 반대표를 던질 것을 호소했다. 김 의원은 “지금 이 자리에서의 선택은 단순한 찬성과 반대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리가 헌법이 정한 원칙을 지킬 것인지 아니면 정치적 필요에 따라 그 경계를 허물 것인지에 대한 중대한 선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을 정치로 통제하는 것은 결코 개혁이 될 수 없다”며 “그것은 또 다른 형태의 권력 개입일 뿐이며 우리가 과거에 반복적으로 경험해 온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되풀이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진정한 개혁은 권력의 개입이 아니라 권력의 절제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리고 그 절제는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가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국회는 국민을 위한 기관이어야 한다.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는 기관이 아니라 국민의 권리를 지키고 헌법의 가치를 수호하는 기관이어야 한다”며 “지금 우리가 내려야 할 판단 역시 그 기준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필리버스터를 마쳤다.
피아니스트 출신인 김 의원은 지난 21대 국회에 미래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미래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22대에도 비례대표로 국회에서 의정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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