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부가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경찰관을 살해했다며 공개 처형한 살레 모하마디의 모습.[미국 국무부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미국·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란이 지난 1월 반정부 시위에 가담했던 이들 3명을 공개 처형하는 등 체제 유지를 위한 강경 정책을 이어가 국제 사회의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CNN, BBC 등에 따르면 이란 사법 당국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시위자 3명을 공개 처형했다. 이란 사법부는 “시위 중 경찰관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 3명을 처형했다”며 “이는 시위와 관련해 처음 실시된 교수형”이라고 밝혔다.
사형이 집행된 인물은 메흐디 가세미, 살레 모하마디, 사이드 다부디 등 3명이다. 이 중 살레 모하마디는 19세의 레슬링 챔피언으로, 지난 2024년 이들은 러시아에서 열린 사이티예프컵에 이란 대표로 출전해 동메달을 딴 스포츠 스타다.
이란 사법 당국은 19일 반정부 시위 중 경찰관을 살해했다며 메흐디 가세미, 살레 모하마디, 사이드 다부디 등 3명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공개 교수형으로 이를 집행했다. |
이들은 지난 1월 8일 시위 현장에서 흉기를 사용해 경찰관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이란 당국은 이들에게 형법상 살인죄 외에도 이슬람 율법상 최고 중죄인 ‘모하레베(신에 대한 전쟁 선포)’ 혐의를 적용했다.
이란 사법부는 살해 장면 관련 폐쇄회로TV(CCTV), 현장 재연에서의 자백, 목격자 진술, 흉기 소유 등을 근거로 유죄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모하마디는 고문에 의해 자백한 것이었다며 조사 단계에서 한 자백을 법정에서 번복했다. 인권단체들은 이란 당국이 유죄 근거로 제시한 CCTV 화면에 나온 인물이 모하마디라 특정하기 어렵고, 사건 당시 그가 다른 장소에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입증할 증인도 있었는데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 기간도 한 달 안팎으로 매우 짧았고, 변호인 접견도 제한되는 등 공정한 재판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 국무부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고문에 기반한 강제 자백과 형식적 재판에 따른 정치적 처형”이라며 비판했다.
이들의 사형은 선고가 내려지자마자, 집행이 바로 이뤄졌다. 이란 중부 곰 지역에서 일부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적으로 교수형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자들에게 이슬람 율법상 최고 중죄를 적용한 것이나, 종교 성지인 곰(Qom)에서 집행한 것 등은 이란 당국이 여전히 종교를 앞세워 기본권을 제한하고, 강력한 신정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대목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이들의 사형 집행 전날에도 이스라엘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했다며 쿠로시 케이바니라는 남성을 공개 처형했다. 전쟁 중에도 연이은 사형 집행은 시위 탄압 이후 이란 정부가 내부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편, 현 체제를 이어가겠다는 이란 정부의 의지가 10대의 레슬링 스타의 생명을 앗아간 데 대해 스포츠계가 충격과 애도에 빠졌다. 이란의 레슬링 선수로 청소년 세계 챔피언 출신인 사르다르 파샤에이는 “이것은 정권의 잔혹함을 보여주는 단면일 뿐이다. 국민을 살해하고 이제는 10대 운동선수까지 공개 처형하고 있다.”며 “아직 위험에 처한 이들이 있고, 지금이라도 구할 수 있다. 전 세계는 즉각 행동해야 한다”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촉구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인 브랜던 슬레이는 “이란을 두 차례 방문해 레슬링을 했고 이란 선수들을 미국에 초대한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나는 이란 국민의 존엄성과 따뜻한 마음을 직접 봤다”며 “그래서 한 청소년 레슬러가 공포 정권에 의해 처형되는 것을 보는 것은 더욱 가슴 아프다”고 애도했다.
봅슬레이에서 3번 금메달을 땄던 케일리 험프리스는 “이란 정권의 행동은 혐오스럽기 그지없다. 단지 의견을 표현했다는 이유로 청소년을 살해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그것도 국가의 상징과 같은 챔피언 선수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며 “오늘은 스포츠 공동체에 슬픈 날이다. 모하마디의 가족에게 정의가, 선수들에게 자유가 주어지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