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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중 열 받는 ‘우주 범선’ 고질병 해결…행성 간 여행시대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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돛에서 생기는 ‘과열’ 해결 기술 개발
햇빛 튕기고 특정 파장 레이저만 흡수
경향신문

라이트세일 개념도. 지구에서 레이저 광선을 발사해 속도를 높인다. 위키피디아 제공


지구 밖에서 범선 돛처럼 생긴 얇은 막을 펼쳐 연료 없이도 우주선 추진력을 뽑아낼 수 있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돛에서 생기는 ‘비행 중 과열’이라는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화성 너머 천체로 인류가 진출할 수 있는 길이 더욱 넓어지게 됐다.

미국 터스키기대 연구진은 최근 특수 돛을 사용해 지구 밖을 항해하는 우주선 추진 기술을 개발했다고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나노 포토닉스’에 밝혔다.

엔진 대신 돛을 사용하는 우주선을 가리켜 과학계는 ‘라이트 세일’이라고 통칭한다. 우주에서 빛 알갱이, 즉 ‘광자’를 알루미늄을 입힌 플라스틱 필름 재질의 돛으로 한가득 받아내 추진력을 만든다. 천으로 만든 돛으로 바람을 받아내 지구 바다를 항해하는 범선과 비슷한 원리다.

지금도 화학 연료를 쓰는 로켓이 있는데 과학계가 굳이 라이트 세일을 고안하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라이트 세일은 동체에 연료를 적재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저 빛만 있으면 된다. 승무원 피로도와 식량 문제를 제외하면 무제한 항해가 가능하다.

그런데 라이트 세일에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 비행 중 돛이 과열될 수 있다. 비행 속도를 높이려면 우주에 가득 찬 햇빛에 더해 지구에서 인공 레이저 광선까지도 돛을 향해 쏴야 하기 때문이다.

라이트 세일용 돛에 입혀진 알루미늄이 이렇게 다량의 광자에 강타당하면 온도가 올라간다. 알루미늄 포일을 가스레인지 불꽃에 올려놓으면 열이 발생하는 것과 비슷하다. 과열된 라이트 세일용 돛은 녹아내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우주 비행은 끝이다.

연구진은 돛 내부의 빛 투과 성질을 조작하는 것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태양에서 24시간 뿜어져 나오는 데다 인간이 인위적인 통제도 할 수 없는 햇빛을 그대로 통과시키도록 돛 내부 구조를 바꿨다. 돛에 햇빛이 닿을 일이 없으니 열도 생기지 않았다.

연구진은 “돛을 특정 파장의 인공 레이저 광선만 튕겨 내도록 만들었다”고 했다. 레이저 광선을 라이트 세일의 유일한 동력원으로 만든 것이다. 열 발생을 정밀하게 통제할 수 있게 한 셈이다. 라이트 세일은 이론적으로 광속의 최대 10~20%까지 비행할 수 있다.

연구진은 “연료 탑재가 필요 없는 이번 기술을 쓰면 우주선 중량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행성 간 비행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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