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제공 |
22일 업계에 따르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백화점 공간의 성격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백화점은 글로벌 패션·문화 미디어 플랫폼 ‘하입비스트(HYPEBEAST)’의 20주년 기념 전시를 국내 최초로 선보이며 오프라인 공간을 하나의 문화 콘텐츠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다.
잠실점 에비뉴엘 아트홀에서 진행 중인 이번 전시는 뉴욕·도쿄·홍콩에 이어 서울에서 마지막 일정으로 공개되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단순 전시를 넘어 SNS 확산 효과와 젊은 소비층 방문 증가를 동시에 노린 전략으로 해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체험 콘텐츠는 매장 체류시간을 늘리고 브랜드 인지도까지 높이는 핵심 수단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품 부문에서는 소비 취향 세분화와 기후 변화 흐름이 맞물리며 새로운 상품 전략이 등장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기존에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열대·아열대 과일을 국산 상품으로 선보이며 프리미엄 과일 시장 공략에 나섰다.
긴 유통 과정을 거치는 수입 과일과 달리 국내 생산 상품은 선도 유지가 쉽고 가격 접근성도 높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소용량 패키지 전략을 통해 ‘이색 경험 소비’를 원하는 젊은층 수요까지 흡수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초신선 콘셉트가 향후 대형마트 차별화 경쟁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베이커리 업계 역시 경험 소비 트렌드에 맞춰 브랜드 전략을 확장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 구단 LAFC와 협업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스포츠 팬덤과 식품 소비를 결합하는 실험에 나섰다.
구단 상징색을 반영한 디자인과 엠블럼 패키지를 적용해 단순 먹거리를 넘어 ‘굿즈형 소비’ 요소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K베이커리 브랜드가 글로벌 팬덤 문화와 결합해 해외 시장 영향력을 넓히려는 시도로도 해석된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공간과 상품에 문화적 스토리를 결합하는 이유는 소비자 행동 패턴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건을 사기 위해 매장을 찾던 시대에서 벗어나, 취향을 경험하고 시간을 보내는 과정 자체가 소비로 이어지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봄 체험형 콘텐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존재 이유 역시 ‘판매 공간’에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재정의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주말 쇼핑이 단순한 구매가 아니라 하나의 놀 거리이자 문화 경험으로 자리 잡는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는 평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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