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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원유 쇼크 장기화…벼랑 끝 국내 정유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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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말 원유 비축 물량 소진 우려
가격 상한제에 정유사 부담 가중
서울경제TV

석유 제품에 대한 가격 상한제(최고가격제) 시행 첫날인 13일 경기 화성시 동탄구의 한 주유소에 유류 가격이 표시돼 있다.[사진=뉴스1]



[서울경제TV=이수빈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무력 충돌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에너지 공급망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원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상태가 계속되면서 국내 정유 업계가 확보한 원유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는 이달 말이 향후 수급 향방을 가를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 4사가 보유한 원유 비축 물량은 내달 말이면 한계치에 도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업계는 분쟁 초기부터 이달 말에서 내달 초 사이를 1차 수급 위기 시점으로 지목하며 대비해 왔으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비축분 소진 속도에 가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정부는 수급 안정을 위해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1차 600만 배럴에 이어 이날 1800만 배럴 등 총 2400만 배럴의 원유를 긴급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국내 하루 평균 원유 소비량이 약 300만 배럴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국이 단 8일간 사용할 수 있는 분량에 불과하다. 민간 차원의 자구책과 더불어 실효성 있는 추가 대체 수급처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유사별 상황을 보면 에쓰오일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에쓰오일의 경우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서부 홍해 연안의 얀부 항을 수출 통로로 적극 활용하면서 상대적으로 수급 불안에서 자유로운 상태다. 얀부 항은 사우디 동부 유전지대와 연결된 동서 파이프라인을 통해 하루 약 400만 배럴의 선적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기존 해협 통과 물동량의 7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최근 파이프라인 가동률도 하루 700만 배럴까지 상향되며 공급의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반면 나머지 3사의 사정은 다르다. 한국석유공사 집계 기준 지난해 중동 외 원유 도입 비중은 HD현대오일뱅크 46.7%, SK이노베이션 38.5%, GS칼텍스 29.1% 순으로 나타났다. 미국, 남미, 북해 등으로 수입선을 넓히려는 시도를 지속해 왔으나, 여전히 절반 이상의 물량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호르무즈 봉쇄에 따른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원거리 노선 도입을 검토하려 해도 치솟는 국제 유가와 해상 운임, 그리고 운송 도중 상황 변화에 따른 역마진 위험이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내놓은 제도적 장치들도 정유사의 대응 폭을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3일부터 보통휘발유 리터당 1724원, 자동차용 경유 1713원, 실내등유 1320원 등으로 공급 최고가격을 묶는 상한제를 전격 실시했다. 이로 인해 정유사는 원가 상승분을 시장 가격에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구조에 놓이게 됐다.

이에 따라 업계는 일본이나 미국처럼 더 직접적인 정부의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일본은 정부 보조금과 비축유 방출을 유기적으로 활용해 가격 충격을 흡수하고 있고, 미국은 낮은 유류세 체계와 자국 내 생산 기반을 통해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q00006@sedaily.com

이수빈 기자 q0000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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