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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는 데만 12년?…짓는 만큼 오래 걸리는 원전 해체[디깅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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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상업운전 고리 1호기 해체 본격화
비과리구역부터 해체…2037년 완료 예정
원전 건설·운영·해체 전주기 기술 확보
500조원 전세계 해체 시장 진출 가능성
아시아경제

부산 기장군에 있는 고리 1호기 터빈실 내부의 모습. 한국수력원자력


지난 18일 오후 부산 기장군에 있는 고리 1호기 발전소 터빈 건물에 들어가자 곳곳에 '영구정지 관련 미사용 설비'라고 쓰인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국내 첫 상용 원전인 고리 1호기는 지난해 6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해체 승인 이후 이날 처음으로 언론에 내부가 공개됐다.

1972년 건설을 시작해 1977년 6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고리 1호기는 2017년 6월 영구 정지까지 40년간 부산시 전체가 8년간 쓸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질 예정이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첫 상업 원전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 터빈실에 올라가자 터빈과 발전기 주변 배관에 비계가 설치돼 있고 '설치 및 해체 작업중"이라는 푯말이 붙어 있었다.

고리 1호기 터빈실은 맞닿아 있는 고리 2호기 터빈실과 격벽으로 구분된 채 본격적인 해체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수력원자력 권하욱 공사관리부장은 "이달부터 석면과 보온재를 철거할 계획"이라며 "본격적으로 비관리구역 해체 작업을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해 11월 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 비관리구역 설비 해체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컨소시엄에는 HJ중공업, 한전KPS 등이 참여했다.

원전은 원자로에서 만들어진 고온, 고압의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원자로와 냉각계통, 증기발생기, 사용후 핵연료 등이 위치한 격납 건물은 방사능 관리구역이다. 비관리구역은 방사능에 노출되지 않은 구역으로 터빈, 발전기 등 전기를 생산하는 설비가 있는 곳이다.

고리 1호기 원전 해체 작업은 비관리구역의 철거 후 사용후 핵연료 반출, 방사성 구역 해체, 방사성 폐기물 처리, 부지 복원 등의 과정을 거쳐 2037년에야 마무리될 전망이다. 모두 12년의 기간이 소요된다. 원전 건설에 걸리는 시간과 거의 비슷한 기간이 소요되는 셈이다.

비관리구역→관리구역 순 해체

한수원의 설명에 따르면 원전은 해체 작업에 착수하기 전부터 철저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해체 공사에 필요한 다양한 장비들을 원활하게 사용하게 위해 전력 시설을 구축하고 1, 2호 터빈 건물 사이에 격벽을 설치한다.

이와 동시에 원전 해체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의 관리를 위해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해체 폐기물 처리 시설도 구축한다.

비관리구역 해체 전반부에는 터빈 건물과 야드 지역 설비의 해체를 진행한다. 터빈 건물 내 터빈과 발전기에 연결된 배관을 순차적으로 절단한다. 이후 터빈, 발전기, 복수기 등을 사전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해체한다. 이와 함께 야드 지역의 복수탈염기실 내부 설비 및 일부 탱크의 해체도 함께 진행한다.

방사선 관리 구역의 해체를 위해서는 먼저 사용후 핵연료를 안전하게 반출한다. 이때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 계통, 기계, 건물 내에 방사능을 제거하는 제염 작업을 실시한다.

사전 제염 작업이 끝나면 원자로 건물 내의 배관부터 절단한 후 그대로 포장해 해체 폐기물 시설로 이동한다. 이후 증기발생기, 원자로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원자로 건물 내에 있는 대형 기기들을 해체해 처리 시설로 옮긴다.

해체 폐기물 처리 시설로 옮겨진 기기들은 원격 장비들을 이용해 절단한 후 잔류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별도 용기에 보관한다.

대형 기기들을 철거한 후에는 크레인과 모노레일을 이용해 원자로 건물 내부 설비를 해체한다. 원자로는 내부 구조물을 먼저 해체한 후 압력용기를 제거한다.

압력 용기 해체에는 와이어소우(wire saw), 로봇암 등의 장비가 이용된다. 해체, 절단한 장비를 포장 용기에 넣고 그 밖의 일반기기, 배관들의 설비를 해체하면 관리 구역 해체가 마무리된다.

방사선 관리구역 내부 설비의 철거가 끝나면 비관리구역 해체 후반부 작업을 진행한다. 터빈 건물과 지상과 지하 콘크리트 구조물을 철거하는 작업이다.

"원전 건설-운영-해체 전주기 기술력 확보"

건물 해체를 마무리하면 잔류 방사성을 측정하고 안전성을 검토한 후 부지 복원 작업을 진행한다. 부지 복원은 토양, 지하수의 오염 상태를 조사하고 복토, 조경 등을 실시한다.

해외의 경우 복원된 부지는 녹지, 발전소 주차장, 상업 용지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한수원은 "고리 1호기의 경우 고리 2호기의 안전 운전 영향, 해외 사례, 지역 주민 의견 수렴 등을 통해 부지 복원의 활용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12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리지만 고리 1호기 해체는 건설-운영-해체라는 원전의 전주기 기술력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고리 1호기 해체 경험을 통해 글로벌 해체 시장 진출을 모색할 수도 있다. 원전 해체에 드는 비용은 약 1조원 안팎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2050년까지 총 588기의 원전이 영구 정지될 것으로 파악된다. 원전 해체 시장이 500조원 이상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수원 관계자는 "전체 해체 기술의 90% 이상을 자체적으로 확보했다"며 "해체에 국내 기술을 최대한 사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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