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밥그릇을 들고 젓가락으로 밥을 먹는 모습. JAL 고 투 트래블. |
좌식 생활·나무 많은 환경이 만든 '들고 먹는 밥그릇'
이는 한·중·일 세 나라가 조금씩 다른 식문화를 갖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식사 예절이 발전했기 때문인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탕, 국, 찌개 등 수분이 많은 음식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그릇도 국물이 넘치지 않게 깊고 오목합니다. 국물과 국물이 없는 음식을 한 번에 같이 놓고 먹기에 수저를 다 사용합니다. 굳이 국물이 흐르도록 들고 먹을 필요가 없으니 그릇도 놋그릇, 도자기 그릇으로 무게가 있는 편이죠.
도쿄 고토구 홈페이지에서 소개하는 밥그릇 드는 법. 엄지로 밥그릇 위쪽을 잡고, 나머지 네 손가락은 밥그릇 아래를 지탱한다. 고토구. |
다다미 등 좌식 생활을 오래 한 일본은 밥상이 매우 낮았다고 합니다. 일본 중세 시대의 밥상 높이는 10cm도 되지 않을 정도로 낮았다는 연구도 있는데요. 이 때문에 최대한 흘리지 않도록 그릇을 들고 먹는 것이 습관이 됐을 거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일본에 오랜 기간 자리 잡은 불교문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시각도 있었는데요. 일본은 675년 덴무 일왕이 육식 금지령을 내린 이후 약 1200년간 이를 유지해온 나라입니다. 불교를 숭상했기 때문이었죠. 식사할 때 머리를 숙이지 않고, 대신 그릇을 들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불교의 예법이 식문화로 굳어졌다는 분석인데요. 여기에 나무가 많아, 들고 먹기 편한 가벼운 나무 식기를 많이 만들 수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고 하네요. 나아가 볶음요리가 많고 물기 없는 중국의 경우 한국과 일본과 다르게 긴 젓가락, 평평한 접시를 많이 쓴다고 해요.
자신의 앞에 가로로 둔 젓가락. JAC. |
일본에서는 음식 재료를 신이 준 것으로 여기는 인식이 오래 이어져 왔습니다. 농경사회였던 만큼 좋은 것은 신에게 먼저 바치고 이후에 다 같이 요리해 사람들이 나눠 먹는 방식으로 요리가 발전해왔죠. 식사 전 두 손을 모으고 외치는 '이타다끼마스(いただきます)' 역시 이러한 인식에서 비롯된 표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잘 먹겠습니다'로 번역하지만 원래 어원은 높은 사람에게 무언가를 받을 때 쓰는 '이타다쿠(頂く)'에서 왔습니다. 귀중한 것을 감사히 받든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식사 예절로도 이어집니다. 젓가락은 자기 앞에 꼭 가로로 놓는데요. 우리나라처럼 세로로 둘 경우 예의에 어긋난다고 여깁니다. 이는 신과 인간을 구분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밥상의 모든 것은 신성한 자연으로부터 받은 것이기에, 속된 인간계와 신성한 자연의 경계를 젓가락으로 긋는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밥에 수저 꽂으면 "제사 지내냐"…우리나라랑 비슷하네
일본에서 예의에 어긋나는 젓가락질 예시. 무엇을 집을까 고민하거나, 상대를 향하게 하거나, 밥 위에 수직으로 꽂는 행동은 예의에 어긋난다. 농림수산성 홍보 잡지 aff. |
또 "이것 좀 먹어봐" 하면서 젓가락을 이용해 음식을 주고받는 것도 하면 안 됩니다. 일본에서 화장한 시신의 뼈를 젓가락같이 생긴 도구로 추리는데, 이와 비슷하다고 해서 터부시하고 있습니다. 접시에 담아 전달하거나, 상대가 자신의 접시에 직접 담도록 권하는 것이 매너라고 해요.
나아가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젓가락질에 대해서도 꽤 신경 쓰는 편입니다. 젓가락질이 예의나 예절교육으로 이어지는 것은 닮은 부분 같아요.
같이 밥 먹고 국 먹는 나라에서 식사 방식이 조금씩 차이 나는 게 참 흥미롭습니다. 한 끼 식사하는데도 각 나라의 생활 방식과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겠죠. 어느덧 주말의 끝이네요. 든든히 밥 챙겨 드시고 새로운 한 주를 맞이합시다.
도쿄(일본)=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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