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코스피 지수는 5549.85에서 5781.2로 약 4.2% 오르며 거래를 마쳤습니다. 증시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시시각각 반응하고 있으나 이슈 자체가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었죠.
하지만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개인 투자자들이 늘면서 공매도 잔고와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순매수액은 증가 추세를 보였습니다. 게다가 금요일 미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하자 “월요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불안을 호소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번주 선데이 머니카페에서는 국내 증시 공매도 현황 등을 살펴보고 향후 시장의 주요 변수와 어떤 투자 전략을 취해야 할지 짚어보겠습니다.
최대 규모로 불어난 공매도 순보유 잔고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매도 선행지표 격인 대차거래 잔고가 이번 주 꾸준히 불어나는 추세입니다. 16일 144조 6000억 원→17일 147조 1000억 원→18일 154조 원→19일 149조 3000억 원으로 증가 추세가 뚜렷합니다. 이는 이달 평균 잔고액수인 143조 7000억 원을 웃도는 수준이기도 합니다. 또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의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이달 16일 15조 3704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튿날인 17일에도 그와 비슷한 수준인 15조 3556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빌려온 주식을 매도하고 남은 것으로, 잔고가 늘었다는 것은 통상 주가가 지금보다 더 하락할 것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같은 기간 지수 추종형 ETF 순매도세와 인버스 상품 매수세도 두드러졌습니다. 16∼19일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1213억 원)’였습니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2배 추종해 지수 하락시 낙폭의 약 두배를 버는 ‘곱버스’ 상품입니다.
반대로 코스피 상승에 곱절로 베팅하는 KODEX 레버리지는 1267억 원어치를 팔아치웠고, 이어 KODEX 200도 726억 원어치를 순매도했습니다. 코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457억 원)과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268억 원)도 각각 순매도 4, 5위에 랭크됐습니다.
확전 공포에 떠는 美증시
공매도 잔고가 늘어나고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버스 ETF 상품이 인기를 얻은 건 조정장에 대비한 포지션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됩니다. 증시가 전쟁과 유가 상황에 따라 크게 출렁이고 중동 사태가 에너지 시설 공격으로 격화하며 단기간 안에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국내 증시가 조만간 큰 하락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에서죠. 당장 미국 증시를 보면 증시 하락 베팅에 힘이 쏠리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43.96포인트(0.96%) 내린 45577.47에,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00.01포인트(1.51%) 내린 6,506.48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무려 443.08포인트(2.01%) 내린 21647.61에 마감했습니다.
같은 날 상승 마감한 코스피 지수와 달리 미국 증시가 일제히 급락한 건 미국의 중동 추가 병력 투입 보도가 나온 때문이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미군이 중동 지역에 해병대와 해군 수천 명을 추가로 파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고, 이들 병력은 해안가에 배치돼 호르무즈 해협 장악 작전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앞서는 미국이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압박하기 위해 이란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을 점령하거나 봉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의 보도도 나왔습니다. 심지어 미 CBS 방송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대비해 본격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상무는 “나스닥100이 연초 대비 거의 10% 하락해 조정 가능성이 높고 이를 촉발 시킨 것은 국채 금리의 급등이었던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국채 금리 안정 여부가 중요하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결국 미국의 지상군 투입 여부가 핵심 분기점”이라며 “실제 투입이 현실화될 경우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는 유가 상승 지속 , 물가 압력 확대, 금리 상승 압력 유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습니다.
반도체 BIG2 투자 유효…종목 장세 대응 전략 필요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실적, 수급, 정부 정책 등 3가지 요인이 한국 증시의 상대적 강세를 이끌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20일 보고서에서 반도체 BIG 2(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가 주도하는 코스피 이익 추정치 상향 랠리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최근 마이크론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4월 초 예정된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수급의 경우 외국인의 매도세는 더욱 확대되고 있으나, 보다 강력한 개인과 기관 투자자의 풍부한 대기 자금이 이를 소화하며 한국 증시를 견인 중이라고 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자본시장 체질 개선 방안’이 구체화되며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도 “코스피와 코스닥 합산 시가총액 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국내 반도체와 하드웨어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은 5.0%로 고점인 6.5%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주가 상승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반도체 BIG 2를 제외한 나머지 섹터에서는 종목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코스피 대형주들은 이란 사태의 전개 방향에 따라 수혜 및 피해 업종 간 극심한 순환매를 겪고 있습니다.
반면, 코스닥 시장은 신규 상장된 액티브 ETF들의 자금 집행이 본격화되며 수급 모멘텀이 개별 시세를 견인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불안정한 매크로 환경 하에서는 탑-다운 방식의 지수 베팅보다는 차별적인 모멘텀을 보유한 매력적인 기업을 선별하는 바텀-업 전략이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내 지갑을 터는 중동 전쟁의 나비효과: 치킨값 폭등부터 ‘칩플레이션’까지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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