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수도권 공공주택 건설 사업지 중 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곳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시간을 너무 끌면 안 하는 것과 같다”며 수도권 공공택지 조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는 지시에 따른 것이다. 시장에서는 공공주택 사업 기간을 실제로 수개월 앞당긴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부지 조성 공사를 분할하는 등 사업 기간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도입하면서 공공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 국토부와 LH에 따르면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일대에서 진행되는 ‘부천종합운동장역세권 A2BL 공공주택 건설사업(통합공공임대)’은 사업 기간이 기존 2029년 3월까지였으나, 이를 2028년 11월로 4개월 단축한다.
이번 사업 계획 변경 승인 고시에 따르면 부천종합운동장역세권 A2BL 사업은 6개 동, 550가구 규모의 통합공공임대 아파트를 짓는 내용이다. 기존에는 7개 동, 527가구를 지을 계획이었으나 설계 변경을 통해 공급 가구 수를 늘렸다. 최소 평형도 전용 26㎡에서 31㎡로 확대했다.
LH는 부천종합운동장역세권 A2BL의 사업 기간을 줄이기 위해 부지 조성 공사를 한 번에 진행하지 않고 쪼개기 방식으로 실시했다. LH 관계자는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라는 정부의 주문이 있어 보통은 건축 공사 들어가기 전에 부지 조성 공사를 할 때 전체 부지 조성을 끝내지만, 당장 부지 조성 공사가 가능한 부분을 먼저 공사를 했다”며 “그러다 보니 부지 조성이 빠르게 완료된 지구가 생기고 결과적으로 사업 기간이 앞당겨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사업의 사업비는 기존 1679억원이었으나 사업 단축, 설계 변경 등의 요인이 반영되면서 2393억원으로 42.5%(714억원) 증가했다. LH 관계자는 “기존 사업 계획 당시보다 워낙 인건비 등 공사비가 상승한 영향이 있다”며 “층간소음 방지를 위한 설계 변경 등도 반영되면서 사업비가 증가한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LH의 공공주택 사업의 기간 단축이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일반적인 공사에서도 사업 기간을 앞당기기는 어렵고, 공공주택 사업에서도 사업 기간을 연장하는 사례가 잇따라 있었기 때문이다. 하남 교산 A-2블록에서 추진 중인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 사업은 사업 기간을 10개월 연장한 2027년 10월까지로 설정했다. 고양창릉지구 A-4블록에 짓는 신혼희망타운 건설 사업도 사업 기간이 2028년 5월까지로 4개월 늘어났다. 건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 기간을 연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단축하는 것은 이례적이다”라고 설명했다.
LH가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다각도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정부의 강력한 공급 의지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초 3기 신도시를 비롯한 수도권 공공택지 조성에 대해 “시간을 너무 끌면 안 하는 것과 같다”며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 역시 19일 경기도 남양주왕숙 공공주택지구를 찾아 “국민 누구나 체감할 수 있는 공급 효과를 만들기 위해 공사 착공·본청약·입주까지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공정 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주택 공급 속도 단축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 효과가 발생하려면 추가적으로 사업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사업지가 나와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사업기간을 앞당기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1년 이상 단축하는 곳이 있어야 시장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사업 기간 단축에 따른 안전과 품질 문제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품질·안전 관리 능력을 동반하지 않은 사업은 오히려 주택 공급 이후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LH 역시 이런 점을 고려해 주택 공급 속도를 앞당긴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 장관은 “속도만 앞서고 품질이 뒤따라오지 못하면 국민 신뢰를 얻기 어려운 만큼 반드시 원칙과 절차를 지켜가며 사업을 추진해 달라”고 강조했다. LH 관계자는 “주택 공급을 조속하게 추진한다는 정책적 목표를 위해 사업 기간을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졸속 공사가 되지 않도록 안전에 신경을 써 공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김유진 기자(bridg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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