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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 메운 BTS의 ‘아리랑’...10만명 아미도 “아라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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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BTS 광화문광장 공연 직관 리뷰...서울시 추산 10만4000명 결집
조선일보

방탄소년단 컴백 라이브 아리랑 공연/ 빅히트뮤직 and 넷플릭스(L to R) SUGA, JUNG KOOK, V, JIMIN, JIN, J-HOPE, RM at BTS The Comeback Live | Arirang at Gwanghwamun Square on March 21st in Seoul, Korea / BIGHIT MUSIC AND NETFLIX © 2026


“아~리 아리 아~리 아리 아~라~리~요!”

21일 오후 8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정부서울청사 앞, 거대한 개선문 형태의 무대 위로 조선 시대 갑주에서 영감을 얻은 의상을 입은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우뚝 섰다. 이윽고 우리 민요 ‘아리랑’을 삽입한 신곡 ‘Body to Body’의 무대가 시작됐다. 주변을 가득 둘러싼 다국적 아미(Army·BTS 팬덤명)들의 응원봉이 보랏빛 파도를 자아낸 가운데, 웅장한 ‘아리랑’ 떼창 소리가 광화문 전체로 울려 퍼졌다. 우리 민족의 애환과 설움을 달래던 이 고유한 가락이 이날만큼은 인종도, 국적도 가리지 않는 세계인의 선율로 재탄생한 것이다.

BTS는 이날 ‘BTS 컴백 라이브: ARIRANG’ 공연에서 약 1시간 동안 총 12곡을 선보였다. 그룹이 지난 20일 3년 9개월 만의 완전체 신보로 선보인 정규 5집 ‘아리랑’ 발매를 기념하기 위한 무대. 무대 앞 지정 좌석 2만2000석은 앞서 온라인 대기 줄에 10만명이 몰리며 빛의 속도로 매진됐고, 일부 팬클럽 유료 추첨석(약 7000석) 외에 대부분은 무료로 제공됐다. 공연 실황 또한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국에 생중계됐다.

공개된 광장 무대 특성상 이날 현장에선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도 새어나오는 소리를 듣기 위해 21일 새벽부터 무대 밖 명당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당초 경찰 추산 총 26만명이 공연장 인근에 몰릴 것으로 전망됐지만, 실제 관객 수는 그를 훨씬 밑돌았다. 서울시와 하이브 추산 10만4000명이었다. 현장 팬의 대부분은 특히 무대와 인근 설치된 총 8대의 대형 무대 중계 전광판에 주로 몰렸다.

기자들을 비롯한 지정 좌석 관객들은 객석으로 향하는 과정부터 험난했다. 도심 안전을 위해 파견된 경찰과 소방 인력들이 층층이 쌓아둔 보안 검색대를 수차례 통과하고, 가방을 열어 보이는 인내의 관문을 통과해야만 착석이 가능했다. 공연장에 들어서자마자 직사각형의 거대한 무대 조형물이 마치 액자처럼 무대 배경에 경복궁을 담아낸 풍경은 객석 곳곳에서 감탄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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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to R) SUGA, JIN, JIMIN, V, JUNG KOOK, RM, J-HOPE at BTS The Comeback Live | Arirang at Gwanghwamun Square on March 21st in Seoul, Korea / BIGHIT MUSIC AND NETFLIX © 2026


이날 무대 연출은 독점 중계를 맡은 넷플릭스가 담당했고, 2012년 런던 올림픽 개·폐회식과 미국 수퍼볼 하프타임쇼(해미시 해밀턴 총감독), 에미상 제작자(가이 캐링턴 프로듀서) 등이 포진했다. 그만큼 현장 무대 역시 하나의 거대한 넷플릭스 쇼처럼 느껴졌다. 일부 곡에선 BTS 멤버들이 객석 대신 넷플릭스 중계 카메라만을 바라보며 춤을 추는 구간이 길게 이어졌다. 공연 직전에는 촬영 스태프들이 객석을 돌며 “아미밤 불을 켜달라” “더 소리 질러 달라” 등의 주문을 하기도 했다.

공연 개막부터 가장 기대를 모은 순간은 단연 BTS가 ‘왕의 길’을 걸어 무대로 오른 순간. 무대 위 대형 전광판에는 북악산을 넘어 경복궁을 훑는 드론의 시선으로 찍은 영상이 함께 등장했다. 이어 멤버들은 월대에 도열한 50명 무용수들을 홍해처럼 가르며 등장했다. 국립국악원 출신 연주자들이 자아낸 우리 소리에 맞춰 멤버들이 무대에 오르는 동안 광화문 외벽에는 유려한 수묵화 선이 그어지는 미디어 파사드 영상이 쏘아졌다.

이번 신보 ‘아리랑’의 상징 로고에도 반영된 태극기의 건곤감리 문양에서 착안한 공연곡 순서도 무대 해석의 재미를 더했다. 이날 멤버들은 총 12곡 중 신곡은 총 8곡을 선보였다. 그중 ‘NORMAL’은 ‘건’(하늘), ‘Like Animals’는 ‘곤’(땅), ‘FYA’는 ‘리’(불)의 이미지를 부여해 공연 때마다 무대를 개선문 형태로 감싼 대형 전광판을 통해 곡에 맞는 영상 이미지를 송출했다. 특히 5집 타이틀곡 ‘SWIM’은 바다의 이미지를 차용한 가사와 곡 분위기에 맞게 ‘감’(물)의 이미지 영상을 더했다. 무대 직전 발목 부상을 당한 RM은 이날 종종 무대에서 절뚝거리거나 대부분의 안무를 의자에 앉아 소화했지만, 대신 앉은 자세에서도 ‘웨이브’ 춤을 선보이며 손으로 스윔 선율에 맞춘 유려한 곡선을 그려냈다.

멤버들이 세계를 누비며 길을 개척해온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녹였다는 ‘hoolihgan’, 새 국면에 들어선 멤버들의 활동 2막을 여는 음악이라 소개한 ‘2.0’, “김구 선생님 어떠신가요” (Pardon 김구 선생님, tell me how you feel)란 재치 넘치는 문구가 담긴 ‘Aliens’ 등은 멤버들의 진솔한 현 시점이 담긴 가사들로 아미들을 홀렸다. 동시에 ‘Butter’(2021), ‘MIC Drop’(2018), ‘Dynamite’(2020) 등 BTS의 초창기 활동 히트곡은 늦은 밤이 될수록 쌀쌀함이 더해가는 날씨에 아미들의 열기를 활활 타오르게 만드는 최고의 땔감이었다.

이날 BTS 멤버들도 무대 위에서 오랜 만에 아미들과 재회한 속내를 털어놨다. 앞서 멤버들은 지난 2022년 12월 맏형 진의 입대를 시작으로 순차 입대했고, 지난해 6월 전원 군 복무를 종료했고, 이후 완전체 그룹으로는 이날 처음 무대를 가졌다. 멤버 정국은 무대 중간 “오랜만은 오랜만인가 보다”라며 “오늘 밤을 절대 못 잊을 것 같다. 사실은 컴백에 대한 부담감이나 좀 두려움도 있었던 것 같은데 오늘 여러분 앞에 서니 마냥 좋다”고 했다. 멤버 제이홉은 신곡 ‘2.0’의 제목을 빗대 “BTS의 2.0은 이제 시작된다!(BTS 2.0 is just getting started)”를 외쳐 환호를 받았다.

공연 대미는 BTS의 노래 중에서도 아미들을 위한 ‘팬송’으로 유명한 ‘소우주’(2019)가 맡았다. 70억개의 빛으로 빛나는 전 세계 아미들을 ‘소우주’에 비유한 이 노래에 맞춰 멤버들은 “이후에도 계속 콘서트(월드투어)가 이어진다”며 재회를 그리는 작별 인사를 건넸다.

이날 공연은 여느 다른 일반 공연장에서 열린 BTS의 공연 때와 달리 관객 해산 과정에 꽤 긴 시간이 소요됐다. 안전 관리를 위해 관객들이 경찰의 유도에 따라 각기 다른 방향으로 천천히 이동하면서 광화문 광장 객석에서 시청역까지 당도하는 데에만 약 40분이 소요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아미들은 직접 자원봉사자를 자처하며 곳곳에서 관객들이 남긴 쓰레기를 청소했다. 미국 CNN은 이날 공연을 ‘세기의 컴백’(Comeback of the century)이라 지칭하며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개 콘서트”라고 보도했다.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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