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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80달러 가나...이란전 에너지 쇼크에 글로벌 경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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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의 여파로 글로벌 경제가 비상에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규모 관세 부과 등으로 이미 타격이 발생한 상황에서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미국·이스라엘의 에너지 시설 타격 및 이란의 보복 등으로 에너지 쇼크가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류 경색도 가시화되며 글로벌 경제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라 나온다.

1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세계무역기구(WTO)는 이날 발표한 반기 무역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상품 무역 증가율이 1.9%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4.6%보다 크게 둔화한 것이다. 서비스 무역은 4.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상품 무역 4.6%, 서비스 무역 5.3%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던 것보다 둔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이 같은 전망조차도 ‘무역 정상화’를 전제로 전망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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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LPG 운반선 ‘난다 데비(Nanda Devi)’호가 3월 17일 이란 정부의 통과 허용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 인도 구자라트주 잠나가르의 바디나르 항에 입항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WTO는 이란 전쟁으로 원유·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연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의 시나리오도 예측했는데 이때 글로벌 상품 무역 증가율은 1.4%로 0.5%포인트나 더 낮아진다. 서비스 무역 증가율은 4.1%로 0.7%포인트, GDP 성장률은 2.5%로 0.3%포인트 깎일 것으로 전망됐다.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WTO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에너지 가격의 지속 상승은 식량 안보, 소비자 및 기업 비용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글로벌 무역 리스크를 증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제시된 유가 불안이 점점 현실화된다는 점이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가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지속해서 나왔던 가운데, 이번엔 대표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유가가 18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까지 제시했다. 이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우디 석유당국 관계자들은 올해 4월말까지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 지장이 계속된다면 유가 180달러선도 넘어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역대 최고 유가였던 2008년 7월의 146.08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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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서울의 한 주유소의 모습.


이미 지난달 28일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후 호르무즈해협 봉쇄, 페르시아만 석유·가스 시설 피격 등으로 유가는 약 50% 상승한 상태다. 국제 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19일에 배럴당 119달러까지 올랐다가 반락했다. 현재 사우디산 경질 원유도 사우디의 홍해 항구를 통해 아시아 구매자들에게 배럴당 약 125달러 수준에 판매되고 있다. 만약 석유 재고 여유분이 바닥나면 다음주에는 판매 가격이 138∼140달러로 오를 수 있다. 4월 둘째주까지 공급 차질이 해소되지 않고 호르무즈해협 봉쇄 상태가 계속된다면 가격이 150달러로 오를 수 있고, 그 후에는 165달러, 180달러로 주마다 뛸 수 있다는 것이 사우디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심지어 에너지 컨설팅 업체 ‘우드 매켄지’의 분석가들은 올해 내로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에 이르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브렌트유 선물 거래에서 4월에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것이라 예상하고 투자에 나서는 트레이더들도 점점 늘고 있다. 자산관리업체 CIBC 프라이빗 웰스의 에너지 트레이더 러베카 바빈은 3월 말에 전쟁이 끝나지 않을 것으로 시장이 보고 있다며 “한 달 내에 (배럴당 유가) 150달러도 불가능하지 않으며, 6월 얘기라면 180달러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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