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가 한국 투자자 77명을 포함해 아태 지역 투자자 4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26 한국 투자자 의향 설문조사 보고서'를 보면, 서울은 올해 아태 지역 투자 선호 도시 순위에서 도쿄·시드니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싱가포르와 공동 3위다. 지난해 8위에서 한 해 만에 5계단 뛰어오른 것으로, 2020년 조사 시작 이래 역대 최고 순위다.
'2026 한국 투자자 의향 설문조사 보고서' 표지. CBRE |
CBRE는 서울의 순위 상승 배경으로 투자 자산군 다각화를 꼽았다. 과거 오피스에 집중됐던 시장이 데이터센터·물류센터·호텔 등으로 넓어지면서 해외 투자자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시장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CBRE는 "서울에 대한 주요 투자 전략으로 코어플러스(핵심 자산에 일부 가치 제고를 더하는 전략)와 밸류애드(적극적인 자산 개선으로 수익을 높이는 전략)가 꼽혔다"며 "서울이 단순한 안전자산이 아닌 능동적 수익 창출이 가능한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실제 자금 유입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는 약 6조5000억원 규모 외국 자본이 들어오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도별 서울에 대한 해외 자본 투자 금액(위)과 해외 자본 투자 규모. CBRE |
특히 수도권 물류센터 시장에서 해외 자본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작년 수도권 물류 시장의 전체 거래 규모는 약 4조4000억원으로, 이 중 88%에 달하는 3조9000억원을 외국계 자본이 사들였다. 반면 국내 자본이 단독으로 매입에 참여한 거래는 1건에 불과했다. 기존 자산 성과 부진 등을 이유로 국내 투자자들이 신규 투자를 관망하는 사이 외국계 투자자들이 대형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권역별로는 초대형 물류센터 딜이 집중된 인천이 약 1조8000억원(5건)으로 압도적 1위였고, 이천·안성·광주 등 전략적 요충지에서도 거래가 활발했다.
데이터센터도 주요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 응답자의 88%가 올해 데이터센터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해 전 자산군 중 가장 높은 상승 기대감을 보였다. 민관 합동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 중 인프라금융 50조원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전력망 등에 투입될 예정이어서 그간 진입장벽으로 꼽히던 대규모 초기 투자와 전력 확보 문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국내 투자자 매입 의향, 역대 최고치
아시아·태평양 투자자의 순매수 의향 추이. CBRE |
투자 심리도 살아났다. 국내 투자자 83%가 올해 부동산 투자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답했고 매입 확대 의향 역시 조사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순매수 의향(매입에서 매각 의향을 뺀 수치)은 31%로, 아태 평균보다 14%포인트 높았다. 투자 확대 핵심 동인으로는 금리 안정화(31%), 자산 가격 조정(24%), 부실자산 투자 기회(15%)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속도와 방향성(45%),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격차 확대, 인건비 및 건설비 상승 등은 여전히 투자 시장 주요 걸림돌로 지목됐다.
최성현 CBRE코리아 캐피탈마켓 총괄 부사장은 2026년 서울 상업용 부동산 투자 규모가 지난해 약 34조원의 역대 최대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와 보수적인 통화정책 영향으로 전년 대비 5~1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 부사장은 "시장은 급격한 가격 변동보다는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한 선별적 투자와 수익 구조 고도화에 집중하는 완만한 조정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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