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
랑은 이음새가 좋은 말
너랑 나랑 또랑물 소리로 만나서
사랑하기 좋은 말
「시와 산문」, 시와산문 편집부, 2023년 여름호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랴. 이 짧은 시는 참 명랑해서 좋다. 낭랑, 청랑 등 다른 말도 랑으로 끝나니까 좋지 않은가. 신랑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는 유랑이나 방랑도 좋아한다.
이 시를 읽고 나도 뭔 소린지 이해를 못했는데 다른 독자들은 이해했을까. 자기만의 세계에 침잠해 있는 자폐적인 성향의 시라는 생각이 들면서 미학적 완성도도 결코 높지 않음에 종이 낭비라는 반감까지 든다.
[사진 | 시와반시 제공] |
서정춘 시인의 시는 대체로 짧다. 주저리주저리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촌철살인이나 정문일침을 지향한다. "랑은 이음새가 좋은 말"이라는 것과 "너랑 나랑 또랑물 소리로 만나서/사랑하기 좋은 말"이라는 두 구절은 영원히 내 뇌리에 남을 것이다.
1950년대인지 1960년대인지 일본의 국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외눈 의원이 뭐라고 정견을 발표하자 상대 당에서 누군가 구시렁거렸다. 눈도 한쪽 못 보는 자가 뭘 안다고 저리 잘난 체를 하누. 귀가 밝은 외눈 의원이 혼잣말을 한 의원을 향해 곧바로 큰소리로 외쳤다. 일목요연!
이승하 시인 | 더스쿠프
<저작권자 copyright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저작권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