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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외치던 광장에서 전 세계 ‘아미’들 “BTS” 외친다 [신문 1면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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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1면이 그날 신문사의 얼굴이라면, 1면에 게재된 사진은 가장 먼저 바라보게 되는 눈동자가 아닐까요. 1면 사진은 경향신문 기자들과 국내외 통신사 기자들이 취재한 하루 치 사진 대략 3000~4000장 중에 선택된 ‘단 한 장’의 사진입니다. 지난 한 주(월~금)의 1면 사진을 모았습니다.

■ 마침내 고국 땅 (3월16일)

경향신문

중동 전쟁으로 고립됐던 한국인 200여명이 정부가 마련한 군 수송기(KC-330)를 타고 1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수송기에는 한국인 204명과 이들 가족인 외국 국적자 5명, 일본인 2명 등 총 211명이 탑승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부가 마련한 군용 수송기를 타고 중동 지역에 고립됐던 한국인 200여명이 지난 15일 귀국했습니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이후 중동 지역에 발이 묶인 한국인을 대피시키기 위해 군 수송기가 이용된 건 처음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에 쿠웨이트, 바레인, 레바논에 체류하던 한국인들도 리야드로 이동해 수송기를 이용했습니다. 수송기에 탑승한 정서은양(10)은 “집에서 미사일이 날아가는 모습이 보여서 너무 무서웠다”며 “공항에서 우리 비행기를 보니 신기했다”고 말했습니다.

3월16일자 1면 사진은 중동 전쟁으로 고립됐던 현지 체류 교민들이 정부가 마련한 군 수송기를 타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하는 모습입니다. 전쟁이 3주차에 접어들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공격과 이란의 보복 공격 관련 사진들이 외신으로 들어왔지만, 월요일자 1면에는 지난 2주 동안 자주 썼던 폭파와 피해사진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다행히도 교민들의 귀국 일정이 있어서 마음 편하게 1면 사진을 쓸 수 있었습니다. 트랩을 밟고 내려오는 교민들의 밝은 표정이 보여서 고른 사진입니다.

■ 케데헌 ‘오스카 2관왕’ 화룡점정 (3월17일)

경향신문

<케이팝 데몬헌터스>(케데헌)의 매기 강 감독이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후 프레스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왼쪽 사진). 이재(EJAE)가 <케데헌> OST ‘골든’으로 최우수 주제가상을 받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EPA·AP연합


K팝 아이돌과 한국 무속신앙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아카데미상(오스카)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6월 공개 후 ‘글로벌 시청 수 5억 돌파’와 ‘K팝 장르 최초 빌보드 핫100 1위’ 등 기록적인 인기를 끌고 할리우드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 시상식에서 쾌거를 이뤘습니다. 한국계 캐나다인인 매기 강 감독은 수상 뒤 울먹이며 “이 상은 한국과 전 세계 한국인들을 위한 것”이라며 “저와 닮은 분들이 주인공인 이런 영화가 나오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려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주제가상을 받은 <케데헌> OST ‘골든’의 공동 작사·작곡가인 이재는 “어린 시절 사람들은 K팝을 좋아하는 저를 놀렸지만, 이제 모두가 우리 노래를 부르고 한국어 가사를 따라 부르고 있다. 정말 자랑스럽다”라고 수상소감을 밝혔습니다.

17일자 1면 사진은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매기 강 감독과 주제가상을 받은 이재의 트로피 포즈를 붙여서 썼습니다. 중동 전쟁으로 나라 안팎의 상황이 어수선하지만,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아티스트들의 수상은 반갑고 기분 좋은 뉴스입니다. 전쟁사진을 언제 써도 어색하지 않은 이 시국에 <케데헌>의 ‘오스카 2관왕’이라는 쾌거는 일단 1면에 쓰고 볼 사진이었습니다.

■ 전쟁·파병 반대 ‘오체투지’ (3월18일)

경향신문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소속 스님들이 1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출발해 주한 미국대사관 앞까지 중동 전쟁 중단과 평화를 촉구하는 ‘평화를 위한 오체투지’를 진행하고 있다. 오체투지는 이마, 두 팔꿈치, 두 무릎 등 신체 다섯 부위를 땅에 닿도록 엎드리는 불교의 수행 방식이다. 정효진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일본 등에 주둔하는 미군 규모를 거론하며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작전에 참여할 것을 동맹국들에 재차 요구했습니다. 호르무즈 재개방을 위한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유가가 오르고 미국 내 여론이 악화하자 동맹국들에 참전을 강요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미국이 파병 요구 수위를 연일 높이면서 대미 안보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부담이 커지게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 측에 이달 말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의 한 달 연기를 요청했습니다.

1면 사진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소속 스님들이 주한 미국대사관을 향해 오체투지를 하며 전쟁 중단과 평화를 촉구하는 장면입니다. 트럼프가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해달라는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고, 정부는 “신중히 검토해 판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트럼프의 재촉에도 공식적으로 호응한 나라는 없습니다. 트럼프의 파병 강요가 커질수록 국내 각계의 반대 목소리는 커지고 있습니다.

■ “매우 어리석은 실수 저지른 것” (3월19일)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 정상회담 도중 손가락으로 취재진을 가리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을 거부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을 향해 “매우 어리석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관련해 대다수 동맹이 자신의 파병 요구를 거절했다면서 복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한국·일본·호주의 도움이 필요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 해군이 독자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열지 못하는 상황에서 동맹국도 미국의 지원 요청을 외면하자, 분노와 실망감을 표출한 겁니다. 트럼프는 소셜미디어에 “미국은 대부분의 나토 ‘동맹’으로부터 테러리스트 정권인 이란에 대한 우리의 군사작전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는 매년 수천억달러를 들여 나토를 보호하고 있지만, 그 관계는 일방통행이었다”면서 “그들은 우리가 도움이 필요한 때 우리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분노했습니다. 덧붙여 “다행히도 우리가 이란의 군사능력을 초토화했기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그들의 도움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1면 사진은 트럼프가 백악관에서 열린 아일랜드 총리와의 정상회담 중 손가락으로 취재진을 가리키는 모습입니다. 요 며칠 트럼프는 파병을 요청하고, 재차 압박하고, 뜻대로 안 되자 격노까지 했습니다. 그의 난처한 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지만, 난처하긴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도 마찬가집니다. 트럼프의 얼굴 사진을 1면에서 더는 안 보고 싶습니다만, 화가 난 표정으로 손가락질을 하는 그의 ‘포토제닉‘한 모습에 경쟁할 사진은 이날 없었습니다.

■ 전 세계가 기다려온 그들이 온다 (3월20일)

경향신문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을 이틀 앞둔 19일 공연 무대가 설치된 서울 광화문광장 맞은편 대형 전광판에 홍보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컴백 공연을 하는 방탄소년단(BTS)이 “의미 있는 곳에서 인사드릴 수 있어서 영광”이라며 공연 당일 안전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교통 통제 등으로 인한 시민 불편을 고려한 듯 “이해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경찰·소방 당국에도 감사를 표했습니다. BTS 리더 RM은 팬 플랫폼에 글을 올려 “광화문에서 ‘아미’(BTS팬덤명) 여러분을 만날 생각에 저희도 정말 설렌다”며 “많은 분들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모두가 안전하고 즐겁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RM은 공연을 보기 위해 광화문광장을 찾는 아미를 향해 “당일 현장 스태프분들과 안전요원의 안내를 꼭 따라주시고 질서 있는 모습을 보여주시길 기대한다”며 “한 분 한 분이 만들어주는 질서와 배려가 있어야 더 멋진 공연이 완성된다”고 했습니다. 3년9개월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BTS는 컴백 공연에서 새 앨범 <아리랑> 타이틀곡 ‘스윔’ 등 신곡 무대를 최초로 선보입니다.

1면 사진은 BTS의 공연 무대가 설치된 서울 광화문광장 맞은편 건물 전광판에 상영되고 있는 홍보영상입니다. 광화문 앞은 지난해 이맘때 주말에는 전직 대통령을 탄핵하라는 목소리가 가득했던 곳입니다. 같은 장소에서 세계인들의 이목이 쏠린 K팝 그룹의 공연이 펼쳐집니다. 그때 윤석열의 파면이 없었다면, 아마도 지금 이 공연이 가능하지 않았을 테지요. 상상하면 아찔해집니다. BTS의 컴백을 축하합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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