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11시 숭례문 앞에는 BTS 새 앨범 콘셉트를 반영한 미디어파사드를 보기 위해 수천 명의 팬들이 모였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을 하루 앞둔 20일 밤, 서울 도심은 이미 거대한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숭례문과 광화문, 명동을 잇는 중심축부터 남산타워까지, 도심 곳곳이 팬들로 채워지며 하나의 거대한 ‘공연 전야 무대’로 확장된 모습이다.
이날 오후 11시 숭례문 앞. BTS 새 앨범 콘셉트를 반영한 미디어파사드가 건물 외벽을 채우자, 현장을 찾은 팬들은 일제히 휴대전화 카메라를 들어 올렸다. 영상이 바뀔 때마다 환호성이 터졌고, 서로 사진을 찍어주거나 영상을 공유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현장 안전요원은 “대기 인원만 약 9000명 수준이며, 외국인 비중이 상당히 높다”고 전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영어, 러시아어, 필리핀어 등 다양한 언어가 섞여 들렸다.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글로벌 팬덤’이 도심을 채운 셈이다.
외국인 아미들, ‘룩스 영상’ 찰칵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 ‘BTS 컴백 라이브: ARIRANG(아리랑)’을 하루 앞둔 20일 국내 최대 규모의 미디어 사이니지인 ‘룩스(LUUX)’에 팬들의 축하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 온 ‘아미’들이 영상을 찍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광화문광장 일대에도 ‘아미(ARMY)’들이 대거 몰리며 축제 분위기가 이어졌다. 팬들은 국내 최대 규모의 미디어 사이니지 ‘룩스(LUUX)’ 앞에 모여 기념 사진을 찍고 영상을 남기며 전야의 순간을 기록했다.
공연 티켓을 둘러싼 경쟁은 팬들 사이에서 이미 하나의 ‘경험’이 됐다. 러시아에서 온 올가 씨(42)는 “티켓팅 과정이 ‘헝거게임’ 같았다”며 웃었다. 그는 “두 대의 컴퓨터로 9시간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항공권과 숙박비로 약 1300달러를 들여 한국을 찾았다. “한국의 문화와 분위기가 좋아서 공연이 아니어도 오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필리핀에서 온 앤지 씨(40)는 이번 공연을 위해 3년간 돈을 모았다. 그는 “기도까지 하며 티켓팅을 준비했는데, 다행히 대기 없이 바로 성공했다”며 웃었다. 공연 이틀 전부터 한국에 도착해 광화문과 도심을 둘러봤다는 그는 “벌써 8번째 방문인데, 혼자 여행하기에도 안전하고 즐거운 나라”라고 말했다.
전야제 열기는 관광과 소비로도 이어지고 있다. 숭례문 인근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이모 씨(50대)는 “오픈 직후 이틀 만에 예약이 5월까지 마감됐다”며 “길게 머무는 외국인 고객이 많고, 50대 이상 팬들도 많아 소비 규모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근 숙박업소 관계자 역시 “평소보다 예약 문의가 몇 배로 늘었고, 공연 일정에 맞춰 장기 숙박을 잡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쌀쌀한 날씨에도 외국인 팬들이 남산타워 앞에 모여 BTS 전야 행사를 관람하며 사진과 영상을 남기고 있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
BTS 컴백 공연을 하루 앞둔 20일 밤, 남산타워 일대에 라이트쇼가 펼쳐지며 도심이 축제 분위기로 물들고 있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
남산타워 일대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됐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광화문 일대 교통 통제로 버스를 중간에 갈아타야 하는 불편 속에서도 방문객은 줄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국악 선율이 흐른 뒤 BTS ‘아리랑’ 콘셉트를 반영한 로고와 그룹명을 형상화한 라이트 쇼가 펼쳐지며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통과 K팝이 결합된 장면에 관광객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감탄을 쏟아냈다.
남산타워 인근 편의점 직원은 “날씨가 풀린 영향도 있지만, 확실히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졌다”며 “매출이 평소보다 30% 정도 증가했고, 핫팩이 모두 동날 정도로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터키에서 온 쌍둥이 루세·무 씨(23)는 “BTS를 통해 한국을 알게 됐다”며 “떡볶이와 김밥을 먹은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보라색 전통 장식 키링도 샀고, 멤버 뷔가 광고하는 화장품도 구매했다”며 “이번에는 일정이 짧지만, 다음에는 다른 지역도 꼭 가보고 싶다”고 했다.
3년 9개월 만에 완전체로 컴백하는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공연을 하루 앞둔 20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외벽에 BTS 신보 ‘아리랑’(ARIRANG)을 주제로 한 미디어 파사드가 펼쳐지고 있다. 2026.3.20 ⓒ 뉴스1 |
현장 곳곳에서는 “멈추지 말고 이동해 달라”는 안내 방송이 이어졌지만, 팬들의 발걸음은 쉽게 끊이지 않았다. 명동과 광화문, 숭례문, 남산타워를 잇는 동선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며 서울 도심 전체가 하나의 ‘BTS 축제 지도’처럼 작동하는 모습이었다.
21일 저녁 8시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본 공연 ‘BTS 컴백 라이브: ARIRANG(아리랑)’을 앞두고, BTS의 무대는 이미 시작된 셈이다. 공연장을 넘어 서울 전역이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거대한 무대로 확장되고 있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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