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컴백 공연 전날인 20일 광화문 광장에 몰려든 관광객과 시민들이 광장에 설치된 무대를 촬영하고 있다. /김민혁 기자 |
오후 8시 40분이 되자 광장에 세워진 대형 미러볼에선 붉은색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공연 무대가 설치된 광장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길 한편에서는 BTS 멤버 얼굴이 그려진 부채를 파는 상인이 시민을 상대로 호객 행위를 하고 있었다. 무대 위에서는 21일 공연을 앞둔 댄스팀이 리허설을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댄스팀을 BTS로 착각한 팬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휴대폰으로 이들을 촬영하기도 했다. 곳곳에 배치된 경찰은 호각을 불며 “오후 9시 전에는 모두 광장 밖으로 빠져나가 달라”고 안내했다.
BTS 컴백 공연 전날인 20일 광화문 광장에 몰려든 관광객과 시민들이 전광판에서 상영되는 BTS 관련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김민혁 기자 |
공연 하루 전날임에도 BTS 팬들이 일찌감치 광장을 방문해 현장을 답사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프랑스 출신 아미(ARMY·BTS 팬덤 이름) 실리아(23)씨는 헤드폰을 쓰고 바리케이드에 기댄 채 길 건너편의 전광판을 바라보다가, BTS 멤버 영상이 나오자 다급히 휴대폰을 꺼내 촬영했다. 그는 “BTS의 노래는 시간이 지날수록 성숙해지는 느낌”이라며 “특히 이번 앨범이 그 절정”이라고 했다. 21일 공연 티켓은 구하지 못했지만, 아침부터 공연이 열리는 오후 8시까지 인근에 머물며 분위기를 즐길 예정이라고도 했다.
8년 차 아미라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말리카씨 역시 현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계속하고 있었다. 지난해 9월 한국에 와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는 그는 “사람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지만, 글로벌 스타 BTS를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오후 9시가 되자 경찰들은 당초 예고했던 대로 “모두 공연장 밖으로 나가 달라”고 안내했다. 아일랜드 출신 타냐(31)씨는 더 머물지 못하게 되자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9년째 아미로 활동하고 있지만 매번 공연 예매에 실패했다”며 “멤버들의 전역을 애타게 기다려 온 만큼 이번 콘서트는 특히 더 가고 싶었는데 실패해 더욱 아쉽다”고 했다.
여전히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광화문 근처를 서성이는 팬들도 있었다. 인도네시아 출신 아미 셰릴(22)씨는 내일 콘서트에 대해 “기대 반, 걱정 반”이라고 했다. 셰릴은 “정국을 너무 좋아하는데, 내일 실제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눈물이 날 정도”라면서도 “30만명이 넘는 팬들이 온다고 들었는데, 큰일이 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고 했다. 중학생 시절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면서도 BTS의 노래를 들으며 버텼다는 그는 “BTS는 바닥부터 올라와 글로벌 스타가 된 인생 역전의 아이콘”이라며 “BTS를 보며 힘든 시기를 버텨낼 수 있었다”고 했다.
[김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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