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미국-이란 전쟁이라는 악재에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사진|뉴시스] |
1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동결 이후 잠시 꺾였던 비트코인이 다시 7만달러대를 회복했다. 미국-이란 전쟁이란 악재에도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그러자 시장에선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비트코인이 '디지털골드'가 됐다는 건데, 정말 그럴까.
미국과 이란 전쟁의 영향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주요 자산 가격의 폭락세에도 비트코인의 가격은 탄탄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던 비트코인 가격이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비트코인 가격의 흐름을 살펴보자. 암호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8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3시께 비트코인 가격은 7만4083.76달러(약 1억1000만원)를 기록하고 있다. 전일 7만3922.47달러 대비 소폭 상승했는데, 시점을 미국-이란 전쟁이 터진 2월 28일로 잡으면 상승률이 10.5%에 이른다. 미국-이란 전쟁의 장기화 우려로 주요 자산이 출렁이는 것과 달리 비트코인 가격은 우상향한 셈이다.
국내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도 비슷하다.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2월 28일 9430만원이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3월 18일 오후 3시께 1억916만6000원으로 15.8% 올랐다. 걸프 산유국들이 감산 소식을 알린 8일(9960만3000원)을 기점으로 삼아도 9.6% 상승했다. 비트코인이 전쟁 이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참고: 비트코인 가격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 18~19일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20일 상승세로 돌아서며 7만 달러대를 회복했다. 20일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7만585.10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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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비트코인의 우상향 이유는 무엇일까. 시장은 비트코인이 가진 안전자산으로서의 지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중동 리스크라는 위기 국면에서 금과 같은 전통 자산을 대체할 자산으로 비트코인이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이란 전쟁 초기 상승세를 탔던 국제 금 가격은 최근 하락세를 타고 있다. 국제 금 가격은 9일 트로이온스(31.10g)당 5103.70달러에서 16일(오후 1시께) 5014.70달러로 1.74% 떨어졌다. 이런 맥락에서 비트코인이 달러와 같은 안전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추론은 설득력이 없지 않다.
둘째,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는 것도 우상향 이유로 보인다. 금융정보 플랫폼 파사이드 인베스터(Farside Investors)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11억6620만 달러(약 1조7316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에도 큰손들이 비트코인을 사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면서 시장의 자금이 순유입되고 있다"며 "미국-이란 전쟁 리스크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은 24시간 거래가 이뤄진다"며 "미국-이란 전쟁 등 시시각각 변화하는 불확실성에 실시간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이런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다. 사실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하는 안전자산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비트코인 투자 광풍이 불었던 2021년에도 비트코인을 '디지털골드'로 불렀다. 비트코인이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자 가치저장의 수단인 금의 지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었다.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하지만 그 이후 비트코인의 행보는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안전자산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특히, 미 연준 금리 정책에 따라 가격이 출렁이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또 다른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을 안전자산으로 보는 건 무리가 있다"며 말을 이었다. "비트코인의 투자 주체가 개인에서 기관으로 이동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관투자자의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몰리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평가하는 건 이른 감이 없지 않다. 지금 나타나고 있는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세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면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의 투자 매력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
과연 비트코인은 금을 대체할 안전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할 때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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