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 감독 당국이 은행에 대한 자본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대형 은행의 자본 부담이 현행 대비 최대 4.8%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의 자본 활용 여력이 늘면서 자사주 매입 확대, 대출 증가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통화감독청(OCC) 등과 함께 마련한 은행 자본 규제 개편안을 공개했다. 은행들이 금융위기 상황에 대비해 설정해온 위험자산 산정 방식 등을 조정해 자본 부담을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연준 이사 7명 중 마이클 바 이사를 제외한 6명의 찬성으로 의결된 이번 안은 향후 90일간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대형 은행들은 평균적으로 자본을 약 2.4%, 금액 기준으로 약 200억 달러 줄일 수 있게 된다. 여기에 기존 스트레스 테스트 완화 조치까지 반영하면 감소 폭은 최대 4.8%에 달한다. 중형 은행은 평균 5.2%, 소형 은행은 7.8%까지 자본 완충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당국은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금융 시스템 불안이 확산되자 은행 건전성 강화를 위해 자본 요건을 최대 20%까지 상향하는 규제안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월가 은행들의 반발에 직면했고 이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규제 완화 기조가 나타나면서 정책방향이 전환됐다.
자본 부담이 낮아지면서 은행들의 영업 여력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급성장한 사모대출에 밀렸던 전통 은행들이 대출 시장 점유율을 일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유럽연합(EU) 등에서도 은행 경쟁력 확보를 위해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조치는 은행 업계 전반에서 환영받고 있다”며 “시장에서는 자사주 매입 확대와 대출 증가, 업계 내 통합 가속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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