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NYSE) 개장 직후인 19일(현지시각) 거래원들이 업무를 보는 가운데, 원유 가격 관련 뉴스가 화면에 표시되고 있다. 중동 갈등이 격화되면서 글로벌 유가가 급등했고, 이에 따라 증시는 하락 출발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급등했던 국제유가를 둘러싸고 시장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기름값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유가 단기 방향성이 흔들리면서 원유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상승 베팅이 줄고 반대 포지션이 늘어나는 양상이다.
20일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달새 원유 관련 ETF인 KODEX WTI원유선물(50.81%)과 TIGER 원유선물Enhanced(52.81%)가 각각 50% 이상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1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며 한 달 새 50% 이상 상승한 결과다.
다만 승승장구하는 수익률과 별개로 유가 상승 때 돈을 버는 정방향 원유 ETF에서 자금이 유출됐다. 최근 일주일 기준 KODEX WTI원유선물 ETF에서는 186억원, TIGER 원유선물Enhanced ETF에서는 42억원이 빠져나갔다.
반면 유가 하락시 돈을 버는 원유 인버스ETF 상품엔 자금이 몰렸다. 같은 기간 인버스 ETF에는 자금이 유입됐다.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 ETF에는 369억원, TIGER 원유선물인버스 ETF에는 64억원씩이다.
원유 인버스 ETF로 자금이 유입되는 양상은 최근 급등하던 국제 유가 방향성이 흔들린 결과로 풀이된다.
19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브렌트유는 1.2% 상승한 배럴당 108.65달러로 마감했으며, 장중 약 11% 급등 이후 진정되는 흐름을 보였다. 이날 유가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는 등 분쟁이 ‘에너지 전쟁’ 양상으로 확산되자 한때 배럴당 119달러까지 급등한 뒤 상승폭을 반납하며 진정됐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며 유가가 상승 출발했지만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공격 자제를 요청하고, 미국 재무부가 일부 이란산 원유 제재 완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공급 불안이 진정됐다”고 설명했다.
공급 불안 완화 신호에도 불구하고 주요 에너지 공급 경로의 정상화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하다. 업계에서도 유가 전망을 단일 방향으로 수렴하기 보다 상승과 하락 시나리오 형태로 제시되고 있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흐름이 제한되는 대규모 공급 충격시 유가가 100달러 이상에서 유지될 수 있다”며 “브렌트유의 경우 2008년 고점을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원유 공급이 점진적으로 회복된다면 유가는 올 4분기 70달러대로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함께 내놨다.
시장에서는 유가 방향성 자체보다 그 파급 효과에 더 주목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유가가 단순한 가격 변수를 넘어 인플레이션과 금리, 성장 경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에너지 가격 상승은 단기적인 인플레이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동 전쟁으로 인해 전망이 상당히 불확실해졌고,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과 경제 성장 하락 위험을 동시에 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장기적인 영향은 분쟁의 강도와 지속 기간, 그리고 에너지 가격이 소비자 물가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 발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3월부터 에너지의 인플레이션 기여도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반등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