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인도 ‘금 담보대출’ 붐…가계 보유 3.4만톤 달해 글로벌 자본도 주목

댓글0
“금 산더미 위에 앉은 인도”…담보대출 시장 급성장
금값 폭등하며 담보 역할 '톡톡'…주택·車 다음
"대부분 집에서 노는 금, 대출 시장이 흡수중"
글로벌 자본까지 끌어들여…베인·MUFG 등 '베팅'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인도에서 금(金) 담도 대출 붐이 일면서 글로벌 투자자들 역시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CNBC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데일리

(사진=AFP)


“금 산더미 위에 앉은 인도”…담보대출 시장 급성장

국제 금 가격은 2024년 27% 상승한 데 이어 지난해 65% 폭등했다. 작년 1월 초 온스당 2600달러대였던 금값은 약 1년 만인 올해 1월 5600달러를 돌파했다. 최근 중동 전쟁으로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긴 했어도 여전히 6% 이상 상승한 상태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년 동안 금 관련 투자도 크게 늘었으며, 인도에선 금 담보대출 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 인도 중앙은행(RBI) 통계에 따르면 금 담보대출 잔액은 1년 사이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지난해 1월 1조 7500억루피였던 규모가 올해 1월에는 4조루피(433억달러)까지 늘었다.

캐나다 운용사 알파인 매크로의 신흥시장 전략가 얀 왕은 “인도 금 대출의 실제 규모는 14조루피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RBI 통계는 일부 상업은행의 개인 대상 금 대출만 잡고 있어 전체 시장을 모두 반영하지 못한다”고 부연했다.

실제 맥쿼리가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비(非)은행 금융회사(NBFC)가 금 담보대출의 45~50%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 부분은 RBI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다.

금 담보대출은 현재 주택·자동차 대출에 이어 인도에서 세 번째로 큰 소매 대출 부문이자,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소매 신용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

CNBC는 “인도 가계의 막대한 금 보유량은 다른 형태의 소비자 신용이 둔화하는 상황에서도 담보대출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며 “금 담보대출은 은행의 무담보 대출 규제 강화, 국제 금값 급등, 접근성 개선, 가계의 금융 스트레스 심화 등이 겹치며 급증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코탁 마힌드라은행의 금 대출 부문 책임자인 스리파트 자다브에 따르면 인도 가계가 가진 금의 약 90%는 여전히 ‘놀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금을 담보로 하는 대출이 인도 소매신용 지형을 재편하기 시작했고, 일부 글로벌 투자자들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인도 가계의 금 보유량이 3만 4000톤이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코탁 마힌드라은행은 그 가치를 약 5조달러로 추산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금까지 채굴돼 지상에 존재하는 금의 총량은 약 22만톤 수준이다. 이 가운데 민간이 보유한 장신구·투자용 금은 약 15만톤으로 추정된다. 즉 인도 가계가 약 22~23%를 차지하는 셈이다. CNBC는 인도 가계가 말 그대로 ‘금 산더미’ 위에 앉아 있다고 비유했다.

이에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은 금 담보대출 시장에 과감히 베팅을 했다. 인도 2위 금 대출업체 마나프람 파이낸스의 지분 최대 41.7%를 인수할 계획으로, 이 거래는 지난달 RBI의 승인까지 받아냈다. 전통적이지만 그동안 충분히 활용되지 않았던 자산인 ‘금’에서 국제 투자자들이 기회를 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일본 금융 대기업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도 인도 그림자금융 회사인 슈리람 파이낸스 지분 20% 인수를 발표했다. 슈리람은 향후 금 담보대출을 크게 늘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금값 폭등하며 담보 역할 ‘톡톡’…대출 시장서 빠른 흡수

인도에서 이른바 ‘골드 러시’가 발생하게 된 배경엔 2023년 말 RBI의 무담보 대출 규제 강화가 자리하고 있다. 이후 많은 영세·개인 사업자들이 신용 시장에 접근하지 못하게 됐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개인 대출 증가율은 2023년 6~12월 평균 30%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엔 12.2%까지 둔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2024년 이후 금값이 140% 이상 급등, 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는 담보 역할을 맡게 됐다.

과거에는 금 담보대출 수요가 주로 인도 남부 일부 주(州)와 준도시권, 특히 농업 공동체를 중심으로 형성됐다. 그러나 자다브는 “지금은 대출 성장이 인도 전역으로 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대도시에 사는 중산층과 고액 자산가들까지 시급한 자금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금 담보대출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수요 확대의 최대 수혜자로는 마나프람 파이낸스와 업계 1위 무투트 파이낸스와 같은 NBFC들이 꼽힌다. 이들 회사의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각각 24%, 47% 상승해 벤치마크 지수인 니프티50을 크게 앞질렀다.

노무라의 NBFC 애널리스트 슈레야 시바니는 “대부분의 NBFC는 고객이 지점을 방문한 뒤 1시간 안에 대출을 실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점수가 나빠도 양질의 금을 보유하고 있다면 무담보 개인 대출보다 훨씬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신용 접근성을 넓혀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관련 시장의 급성장 이면에는 우려스러운 현실도 반영돼 있다.

맥쿼리 보고서는 금 담보대출 붐의 배경으로 “사람들이 재정적으로 더 쪼들리고 있고, 소득 증가가 생활비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전통적인 신용 심사를 우회하는 대출 부문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는 점은 경제 전반의 스트레스를 시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자다브는 금 담보대출 증가를 “재정적 성숙도의 징표”라고 평가했다. 금을 ‘그냥 쌓아두는’ 대신, 번거롭지 않고 빠르면서도 비용도 낮은 신용라인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연합뉴스텔레픽스, AI 큐브위성 영상 유럽 첫 수출
  • 세계일보KT&G, 신입사원 공개채용…오는 20일까지 모집
  • 파이낸셜뉴스부산 스포원 체력인증센터, 8~9월 평일 아침 확대 운영
  • 뉴스핌BNK부산은행, 금감원과 '보이스피싱 및 전자금융사기 예방캠페인' 실시
  • 노컷뉴스신한금융, MSCI ESG 평가 2년 연속 최상위 등급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