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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통행하려면 돈 내라"...이란, 통행료 매개로 제재국 선박 선별 봉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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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미국·이스라엘과 전쟁 발발 이후 봉쇄 중인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대해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 의회는 호르무즈해협을 이용하는 국가들에 통행료와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논의 중이다. 한 이란 의원은 반관영 ISNA통신에 “호르무즈해협으로 에너지와 식량 등을 안전하게 운송하려는 국가는 이란에 세금을 내야 한다는 내용의 초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일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차단된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오만 근해에 한 LPG 운반선이 정박해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해협은 전 세계 석유 해상 교역량의 20% 이상이 지나는 핵심 수송로로 유조선 통항이 가능한 구간이 모두 이란 영해다.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해 유가가 두배 가까운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은 상태다. 이에 미국이 해병대 등을 동원해 호르무즈해협의 요충지를 직접 장악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또한 유럽 주요국과 일본 등 서방 국가들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폐쇄를 규탄하면서 안전한 항로 확보를 위해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통행료 제도를 매개로 이란 제재에 참여한 국가와 미참여 국가를 좀 더 선명하게 나눠 선박 통행을 선별적으로 허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전략적 가치가 큰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지배력을 과시하고 외교적 고립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자국과의 무역에 관여하거나 가까운 관계를 가진 선박들의 해협 통과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는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수에즈운하로 향하는 물길인 홍해에서 사용한 전술이기도 하다. 후티 반군은 홍해 입구에 있는 바브 알만다브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들로부터 안전한 항행을 요청하는 이메일 신청서를 받고 있으며, 이스라엘과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에는 공격을 퍼붓고 있다. 사망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모하마드 모크베르 전 부통령도 이날 반관영 통신 메르에 전쟁 종료 이후 호르무즈해협에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될 것이라면서 “이란을 제재한 국가들에 대해 해상 통제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봉쇄 이후로도 극소수의 일부 선박 통행을 허용하며 해협에 대한 자신의 지배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해양 교통정보 플랫폼 마린트래픽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번 주 최소 8척의 선박이 그동안 잘 이용하지 않았던 라라크섬 주변의 경로를 거쳐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의 자국 유조선은 물론 인도, 파키스탄, 그리스 선적의 유조선과 대형 화물선이 여기에 포함돼 있다. 이들 대부분은 이란 내 항구들에 정박 중이었다.

이미 통행료가 지급됐다는 소식도 나온다. 해운 전문 데이터 업체 로이드 리스트 인텔리전스는 한 유조선 운영업체가 호르무즈해협의 안전한 통과를 조건으로 이란 측에 200만달러(약 30억원)의 통행료를 지급했다고 최근 보도한 바 있다. 다른 선박들도 자동 추적 시스템을 끈 채 같은 경로를 이용해 역시 해협을 지나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FT는 전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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