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 부담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매도 압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부동산에 급매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
서울 아파트 시장이 ‘강남 하락, 비강남 상승’이라는 뚜렷한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에 직면했다. 공공과 민간 통계 모두 강남권의 하락세를 공식화했지만, 시장의 뜨거운 열기를 반영하는 상승률 수치에서는 무려 6배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 “강남의 시대 가고, 외곽의 역습 시작됐다”
19일 한국부동산원과 KB부동산이 발표한 ‘3월 3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양 기관 모두 강남권의 하락세를 이번 주 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꼽았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KB 기준 -0.16%, 부동산원 기준 -0.13% 하락하며 3주 연속 마이너스 늪에 빠졌다. 반면 성북구(KB 0.61%·부동산원 0.20%)와 노원구(KB 0.60%·부동산원 0.18%) 등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지역은 역세권 신축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고가 아파트는 지고, 실속형 아파트는 뜨는” 장세가 확인된 셈이다.
◆ “미지근한 0.05% vs 뜨거운 0.31%”... 통계 온도 차
방향은 같았지만 속도감은 천지차이다. 서울 전체 매매가격 상승률을 두고 한국부동산원은 0.05%라는 보수적인 수치를 내놓은 반면, KB부동산은 이보다 6배 높은 0.3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격차는 경기 지역에서 더 두드러진다. 이번 주 최고 상승 지역인 안양 동안구의 경우, KB는 0.83%라는 폭등 수준의 수치를 제시했으나 부동산원은 0.40%로 절반 수준만 반영했다. 민간 지표(KB)는 현장의 ‘호가’와 ‘기대감’을 즉각 반영하는 반면, 공공 지표(부동산원)는 확정된 ‘실거래’ 위주로 엄격하게 산정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제미나이 AI를 이용해 생성한 인포그래픽. |
◆ “지표는 올라도 심리는 꽁꽁”... 재건축 선도지구가 향후 향방
통계상으로는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장의 ‘팔자’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KB가 집계한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63.6으로, 기준점인 100에 한참 못 미친다.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훨씬 많다는 뜻이다.
향후 시장의 가늠자는 안양 동안구 등에서 나타나는 ‘재건축 선도지구’ 효과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될지 여부다.
부동산 전문가는 “통계상 상승률 차이가 큰 시기일수록 실수요자는 보수적인 부동산원 수치와 현장 분위기를 반영한 KB 수치를 동시에 살펴야 한다”라며 “강남권의 하락세가 서울 전체의 심리 위축으로 번질지, 아니면 비강남권의 ‘갭 메우기’가 계속될지가 관건”이라고 제언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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