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그린란드 국기를 든 시민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점령 발언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섰다. TASS연합뉴스 |
연합뉴스는 1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전문 매체 유락티브 등을 인용해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차지하기 위해 무력도 불사하겠다고 위협하자 덴마크군은 이런 발언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보도했다.
덴마크와 유럽 당국자들은 덴마크 공영 DR방송에 "최악의 경우 미군 항공기의 그린란드 접근을 막기 위해 그린란드 수도 누크와 서부 해안의 요충지 캉게를루수아크의 활주로를 파괴하기 위해 비밀리에 폭발물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유락티브에 따르면 폭발물과 함께 덴마크 병원에서 수혈용 혈액이 공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투로 인한 부상자에 대비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러한 조치는 당시 덴마크와 유럽 동맹국들이 미국과 실제 군사 충돌에 대비할 정도로 상황이 급박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당시 무장한 덴마크 F-35 전투기가 재배치됐으며 수백명의 프랑스 해군을 비롯해 유럽 여러 나라 병력이 덴마크를 지원하고, 북극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급파된 것도 이런 상황과 맞물린 것으로 전해졌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비공식 발언에서도 "덴마크는 2차 대전 이후 가장 어려운 외교 상황에 처했었다"며 "오늘 우리가 좀 더 나은 위치에 있는 이유는 우리에게 긴밀하고, 강력하며 믿을 수 있는 유럽 동맹국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
이 같은 우려는 당시 미국이 베네수엘라 독재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면서 증폭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두로 생포를 목격한 유럽이 그린란드를 차지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다만 유럽 동맹국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힌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그린란드 문제를 외교로 풀겠다며 관세 부과 지침 등을 철회했다. 미 당국은 현재까지 그린란드를 상대로 실제로 무력 사용이 검토됐는지를 확실히 밝힌 적이 없다.
한편 그린란드 위기 국면에 단호히 대처하며 지지율이 급등한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오는 24일 조기 총선에서 재집권을 노린다. 그는 지난 15일 선거 토론에서 "현재 우리의 가장 가까운 동맹이 누구냐고 물으면 답은 미국이 아니라 유럽과 북유럽 국가들, 캐나다와 같은 파트너 국가들"이라고 밝혔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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