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이 길어지는 것과 관련해 병력을 증파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전쟁으로 인해 급등하는 국제유가를 방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회담 중 이란에 미군 지상군을 투입하거나 병력을 증파할 의향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어디에도 병력(지상군)을 보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내가 그렇게 하더라도 (미리) 말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나는 병력을 보내지 않는다"고 답했다.
미국이 지난 13일 이란 하르그 섬 내 군사시설만 정밀 타격한 것을 두고 상륙작전을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는 해석이 나오자, 장기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지상군 파병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전쟁 여파로 에너지 위기…유가 진정 발언 내놓아
특히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도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에너지)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건 뭐든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의 석유 수출 전초기지인 하르그 섬에 대해 "우리는 원하면 언제든 그 섬을 제거할 수 있다"며 "우리는 파이프(가스관 및 송유관)를 제외한 모든 것을 제거했다"라고도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 에너지 가격의 폭등을 촉발한 이스라엘의 이란 가스전 공격과 관련해서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추가 공격을 하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가스전을 공격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폭등했고, 이란이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을 보복 타격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란 석유·가스 시설에 대한 공격에 관해 말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 그에게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했고, 그도 지지(동의)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도 이란이 카타르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보복 공격을 하지 않을 경우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에 대한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이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호르무즈 파병 요구 후 첫 정상회담…일본에 재차 압박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정상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 방어를 위한 일본의 역할 확대도 요구했다. 이날 회담은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 파견을 요구받은 동맹국 정상 중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대면하는 자리라 관심이 집중됐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에게 호르무즈 해협의 에너지 의존도와 미군 주둔을 언급하며 "나는 일본이 나설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는 4만50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일본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그런 관계인 만큼 일본이 나서줄 것으로 기대하고, 그들이 나서더라도 놀랍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경우 석유의 90% 이상을 그 해협을 통해 들여온다고 들었으니, 그것이 나서야 할 큰 이유"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지원 수준에 만족하는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우리는 일본으로부터 엄청난 지지를 받아왔다"며 "어제와 그제 우리에게 전달된 메시지를 보면 일본은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려고 하고 있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공개 회담에서는 일본도 미국도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었다. 다카이치 총리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 제거 활동을 지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언급이 없었고, 발언의 수위를 낮췄다는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양측이 비공개 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 등을 파견하는 방안을 논의했는지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뉴욕 특파원=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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