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의 EU 정상회의장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동시에 벌어진 '2개의 전쟁'과 헝가리의 발목잡기 속에서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19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개막했다.
당초 이번 회의에서는 유럽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집중 논의하려 했지만 지난달 28일 발발한 중동 전쟁으로 지정학적 상황이 급변하며 '발등의 불'이 된 에너지가 급등에 어떻게 대처할지가 최우선 의제로 떠올랐다.
회의장에 처음 도착한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는 "에너지 위기가 매우 우려스럽다"며 "(중동)전쟁 전에도 유럽의 에너지 가격은 과도히 높았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한 몇몇 조치가 EU 차원에서 취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U 집행위원회는 급등한 에너지가 안정을 위해 각 회원국에 국가보조금 집행, 유류세 삭감 등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동 전쟁 발발 후 60% 치솟은 가스값 등을 안정시키는 것은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류세 삭감은 재정 적자에 시달리는 국가들과, 급증한 국방비를 충당하기 위해 세수가 절실한 폴란드 등 일부 국가의 부담이 커질 수 있어 회원국별로 찬반이 엇갈린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EU의 대표 정책으로 꼽히는 탄소배출거래제도(ETS)를 둘러싼 회원국 간 충돌도 예상된다. 이탈리아, 폴란드, 오스트리아 등 10개국은 중동발 에너지 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ETS의 전면적 개편을 요구하는 반면 스페인, 네덜란드, 북유럽 국가들은 ETS를 약화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병 요청에도 대응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EU와 주요 회원국들은 유럽의 전쟁이 아니라며 파병 요청에 일단 선을 그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이어지며 대서양 균열이 커지고 있다. 유럽이 중동 전쟁에 어느 정도 수위로 개입할지도 이번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회의에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참석해 중동 사태와 관련한 공조 방안을 조율한다.
지난달 취임 후 EU 정상회의에 처음 참석한 롭 예턴 네덜란드 총리는 회의장에 들어서며 "호르무즈 해협 상황이 너무나 불안정한 까닭에 현재로서는 어떤 임무를 수행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며 다시 한번 파병 가능성을 일축했다.
EU 정상들이 작년 12월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900억 유로의 우크라이나 대출 지원을 가로막고 있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느냐도 관전 포인트이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오르반 총리는 지난 1월 러시아의 공격으로 드루즈바 송유관이 파손돼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끊기자 우크라이나가 일부러 송유관을 복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한 EU의 우크라이나 대출 지원 집행에 제동을 걸었다. 이 송유관은 우크라이나를 약 1천500㎞ 경유한다.
EU는 이날 정상회담을 앞두고 드루즈바 송유관 복구를 위해 우크라이나에 기술과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하며 오르반 총리 '달래기'에 나섰으나, 내달 총선을 앞둔 오르반 총리를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야당에 지지율이 밀리며 16년 만에 실권 위기에 처한 그가 우크라이나와 갈등을 부각해 지지세 결집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번이 마지막 EU 정상회의일 수도 있다는 예상 속에 브뤼셀에 도착한 오르반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해) 원유 공급을 재개하기 전까지는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어떤 결정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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