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혁 유비케어 병원사업본부장(상무)가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 중인 KIMES 2026에서 ‘의사랑 AI’를 설명하고 있다. 최은지 기자.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환자는 진료실에 들어가 의자에 앉는다. 어디가 아프냐는 의사의 말에 답을 시작하지만, 의사의 시선은 환자가 아닌 컴퓨터 모니터로 향한다. 증상을 듣는 내내 의사의 손가락은 키보드 위를 바쁘게 움직이고, 차트 입력과 처방전 발행, 서류 작업이 이어지는 사이 정작 환자가 의사와 눈을 마주치고 교감하는 시간은 찰나에 그친다.
앞으로 이러한 진료실의 풍경이 바뀐다. 의사는 모니터와 키보드 대신 환자의 눈을 바라보고, 대신 AI가 두 사람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기록해 차트를 완성한다. 국내 전자차트(EMR)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유비케어가 제시한 미래 의료의 모습이다.
유비케어는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41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 2026)’에서 차세대 AI 의료 솔루션 ‘의사랑 AI’를 공식 선보였다. 이번 전시의 슬로건은 ‘Beyond EMR, Medical AI Begins’로, 단순 기록 장치를 넘어 진료의 본질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 “기록은 AI에, 진료는 의사에게”…진료 패러다임의 변화
기존 EMR이 환자 정보를 ‘기록’하고 보험을 ‘청구’하는 도구였다면, 의사랑 AI는 진료의 ‘프로세스’ 자체를 혁신한다. 핵심은 음성 인식(STT, Speech-to-Text) 모델이다.
김준혁 유비케어 병원사업본부장(상무)은 “과거에는 의사 선생님들이 진료 중에도 끊임없이 타이핑을 해야 했지만, 이제는 환자와 눈을 맞추며 대화만 하면 자동으로 차팅이 된다”며 “의사 선생님이 진료의 본질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강조했다.
의사랑 AI는 단순 기록을 넘어 의사의 의사결정을 돕는 ‘에이전트’ 역할도 수행한다. ▷과거 진료 기록 및 검사 결과 요약 ▷대화 기반 청구 코드 추천 ▷처방 가능 약물 제안 등의 기능을 갖췄다. 특히 ‘에이전틱 AI(Agentic AI)’ 기술을 적용해, 쓰면 쓸수록 해당 병원의 진료 스타일을 학습해 개인화된 솔루션으로 진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핵심은 의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업무에 가이드를 주어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돕는 환경이다. 보험청구코드를 일일이 검색해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차트에 따라 청구코드를 추전하는 방식이다. 처방 약물도 자동으로 목록화해 의사의 결정을 기다린다. 최종 판단은 AI가 아닌 의사의 몫이다.
30년 1위 노하우에 AI 입혔다…독보적 생태계 확장
유비케어의 자신감은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에서 나온다. 현재 전국 의원급 EMR 시장의 약 45%(1만6000여곳)가 유비케어의 ‘의사랑’을 사용 중이다. 여기에 8000여곳의 약국 네트워크와 환자 플랫폼 ‘똑딱’을 연동해 국내 유일의 통합 의료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기존 의사랑 사용자들은 별도의 복잡한 교체 절차 없이 솔루션 설치만으로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유비케어는 현재 사전 고객 모객을 진행 중이며, 하반기 본격적인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관련 의료기기 허가 절차는 이미 진행 중이며, 약 1년 내 최종 승인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악된다.
이날 유비케어는 ▷AI 연동으로 진단 정확도와 판독 효율을 높인 의료영상 통합 관리 솔루션 ‘UBPACS-Z(유비팍스 제트)’ ▷안정성을 강화하고 컴팩트한 설계를 적용한 신규 DR(디지털 촬영 장치) ▷All-in-one(올인원) 디자인으로 편의성과 공간 효율을 극대화한 C-arm(이동형 엑스선 투시 촬영 장치) ▷초경량 구성 및 고속충천 배터리 탑재로 유연한 촬영 환경을 제공하는 X-ray(포타블 엑스선 촬영장치) 등 다양한 의료기기를 전시한다. 또한, 국내 최대규모 병·의원 의료용품・의약품 온라인폐쇄몰 ‘미소몰닷컴’ 등 EMR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부가, 연계 솔루션을 선보였다.
‘유비케어’ 떼고 ‘GC메디아이’로…사명 변경 승부수
유비케어는 이번 AI 전환을 기점으로 사명 변경이라는 승부수도 던졌다.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GC메디아이(GC MediAI)’로의 사명 변경 안건을 상정한다.
새 사명은 ‘메디컬(Medical)’과 ‘AI’의 결합으로, 전통적인 의료 IT 기업을 넘어 AI 기반의 ‘메디컬 OS(운영체제)’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담았다. 데이터 기반의 의료 생태계를 주도해 병·의원, 약국, 제약사, 보험사를 잇는 거대한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진태 유비케어 대표이사는 “이번 KIMES 2026에서 AI와 결합을 통해 유비케어 만이 제공할 수 있는 스마트한 진료 환경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독보적인 AI 진료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의료진이 진료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