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욱의 The 밀리터리]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개최된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2019)' 야외 전시장에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KM-SAM(천궁)이 전시돼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2023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최근의 미국-이란 전쟁까지 세계 곳곳이 포화에 휩싸여있다. 군사사학자 리처드 오버리가 펴낸 '전쟁 충동'을 보자. 저자는 전쟁이 문명 발전을 통해 줄어들 것이란 낙관론에 의문을 표한다. 인류가 생존과 번식을 위해 발전시켜 온 '생존의 도구'로 전쟁을 이해한다.
암울한 분석이지만, 그만큼 전쟁을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틀리지 않음을 증명한다. 'K-방산'을 경제적 관점에서 보는 시각이 강하지만 무기체계을 발전시키고 수출하는 일은 대한민국 존재의 버팀목이다.
미국-이란 전쟁에서 놀라운 요격률을 보인 유도무기 천궁-Ⅱ가 이른바 '국뽕'을 차오르게 했다. 실전에서 검증된 첫 사례로 대한민국 유도무기 수출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천궁-Ⅱ의 개발과 수출 전망, 발전방향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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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무기, 전장의 수호신 대한민국 기술수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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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을 맞춰 떨어뜨리는 '방어 미사일'의 존재는 1991년 걸프전에서 생생히 목격됐다. 당시 이라크가 쏜 스커드 미사일이 미국의 패트리엇 미사일에 격추되는 장면을 전세계가 지켜봤다. 항공기와 미사일을 격추하는 유도무기가 국가간 전쟁에서 공식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유도무기는 탑재된 센서의 정보를 활용해 표적을 타격하는 무기체계다. 지상, 해상, 공중의 다양한 목표물을 정밀 타격하는 형태로 운용된다. 발사체계로 분류하면 지상, 해양 및 공중발사 유도무기로 구분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적성국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3중으로 격추할 수 있는 방어체계를 갖추고 있다. 저고도, 중고도, 고고도까지 층을 나눠 방어한다. 사드(THAD)와 패트리엇(PAC3) 등 외국 무기뿐 아니라 천궁-Ⅱ와 L-SAM 미사일까지 갖추면서 촘촘한 방어체계를 완성했다.
우리 유도무기 기술력은 어느정도일까.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펴내는 '국가별 국방과학기술 수준조사서(조사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이 분야 대한민국 기술력은 세계 9위 수준이다. 미국 러시아 중국 등 군사강국이 우리 앞에 있고 일본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뒤에 있다.
한국의 유도무기 기술은 미사일 사거리와 탄두중량 제한이 폐지된 2021년 이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동안 공중발사 유도무기 개발은 상대적으로 부진했지만 KF-21 개발을 통한 공중플랫폼이 확보되면서 도약하고 있다. 정거리 공대지 유도미사일 등 공중발사 유도무기 개발이 진행 중인데 다양한 기초기술, 극고온 소재, 초정밀 센서, 고정밀 탐색기 등 핵심 원천기술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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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궁의 탄생, 요격률 96%에 이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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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개최된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2019)' 야외 전시장에 단거리 지대공미사일 KP-SAM(신궁)이 전시돼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우리 군이 유도무기 개발에 착수한 시점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0년대 후반 최초의 단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인 천마를, 1990년대에 들어서는 휴대용 유도무기인 신궁을 개발했다. 천마와 신궁으로 단거리 방공시스템은 국산 무기체계가 담당했지만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는 미국의 '호크' 체계를 사용했다.
2000년대 들어 천궁 개발이 본격화한다. 2000년 10월 합동참모회의에서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에 대한 소요결정이 내려졌다. 2001~2006년 국방과학연구소에서 탐색개발이 이뤄졌고 2011년 개발 완료가 발표됐다. 순차적으로 호크체계를 대체, 2017년 전력화가 완료됐다. 이후 성능을 더 끌어올려 항공기 뿐 아니라 탄도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는 천궁-Ⅱ가 개발됐다.
천궁체계는 자체개발 과정을 거치며 호크체계를 넘어서는 성능을 보여줬다. 탐지추적능력이 대폭 향상됐고 포대는 경량화됐다. 교전통제가 자동화됐으며 고속 데이터링크 개발을 통해 포대간 연동 능력 또한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데이터링크란 무기체계간 정보를 공유하는 전술 데이터망이다.
지금이야 360도 회전하는 레이더 방식이 대세지만 당시 호크체계는 목표믈을 지향한 채 발사해야했다. 하지만 천궁은 당시에도 수직사출발사 개념을 적용, 발사대가 표적을 향하지 않아도 됐다. 기존 호크체계보다 전자전 능력이나 명중률이 월등한 수준이었다.
천궁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천궁-Ⅱ가 미국-이란 전쟁에서 보여준 능력은 지난한 과정의 결과물이다. 개발자들의 피땀어린 노력으로 요격률이 96%에 이른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미국의 패트리엇(PAC-3), 이스라엘 애로우(ARROW)와 견줘도 손색없는, 혹은 그 이상의 결과였다. 천궁-Ⅱ는 K-방산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이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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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넥스원, K-방산벨트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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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9일 오후 대구 K2 공군기지에서 아랍에미리트(UAE) 공군 C-17 수송기에 천궁-Ⅱ 유도탄으로 추정되는 물자를 싣는 모습이 포착됐다. 꼬리 날개에는 아랍에미리트 국기가 붙어 있고, 수송기 앞에는 아랍에미리트 공군(UAE AIR FORCE)이라는 영문이 표시돼 있다./사진=뉴스1 |
천궁-Ⅱ는 LIG넥스원이 교전통제소와 요격 미사일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발사대와 다기능 레이더를 생산한다. LIG넥스원은 창립 이래 정밀유도무기, 레이더·감시정찰, 통신장비, 전자전 등 한국군 핵심 전력을 개발·양산해왔다.
'K-방산 벨트'가 형성되고 있는 중동 지역은 이번 실전에서의 성능 검증을 계기로 천궁-Ⅱ의 추가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미 2개 포대(2026년 상반기 기준)를 실전 배치해 효용성을 확인한 아랍에미리트(UAE)는 요격 미사일의 조기 공급과 추가 포대 설치를 긴급 요청할 정도로 신뢰를 보이고 있다. UAE에는 천궁-Ⅱ 요격미사일 30여기가 긴급 이송되기도 했다.
각각 10개 포대와 8개 포대 규모의 도입 계약을 체결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도 조속한 설치를 요구 중이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현실적 위협을 체감한 다른 중동 국가들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가성비 뿐 아니라 이번에 확보한 '전투 검증(Combat Proven)' 타이틀은 그 어떤 마케팅보다 강력한 무기가 된다. 나아가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인 L-SAM으로의 추가 수출 연계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를 통해 LIG 넥스원이 명실상부한 중동지역 방공 솔루션의 강자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LIG넥스원은 항공무기탑재체계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원거리 핵심 표적을 정밀 타격하는 장거리 공대지 유도미사일이 중심이다. 공중 근접전 생존성을 높일 한국형 단거리 공대공 유도미사일, 비가시선 전투를 현실화할 장거리 공대공 유도미사일 개발에도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장거리 공대공 유도미사일 개발이 완료되면 KF-21의 글로벌 수주경쟁력을 한층 높일 항공무장체계 수출 라인업이 갖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동욱 더리더 편집장 sdw7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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