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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 노동에 CCTV 감시까지···“‘현대판 노예’된 계절노동자들, 법무부가 해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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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계절노동 전면개선 대책회의 소속 활동가들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계절노동자 브로커 처벌 및 제도 전면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전남 고흥군 굴 양식장에서 필리핀 국적 계절이주노동자들이 착취를 당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법무부에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계절노동 전면개선 대책위원회는 19일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절이주노동자 인권 침해 문제에 대한 정부의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지난 10일 산업재해로 숨진 베트남 출신 노동자 뚜안을 추모하며 묵념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계절노동자 제도가 ‘현대판 노예제’로 악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광민 이주민센터 친구 변호사는 “계절노동자 제도는 브로커에 의해 인신매매와 강제노동의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며 “노동자들이 노동 조건에 항의하거나 사업장을 떠나려 하면 강제 출국을 암시하는 협박이 이어졌고 사업장을 이탈한 노동자에게는 SNS에 현상금까지 걸어 추적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문제는 일부 브로커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제도적 관리·감독 부실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로 근로 조건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으면 같은 피해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계절노동자 제도는 농어촌의 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수확기 등 특정 기간 외국인을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한 비자 제도다. 그러나 그동안 일부 브로커가 개입해 임금을 가로채거나 여권을 압수하는 등 인권 침해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등은 지난달 24일 고흥 굴 양식장에 투입된 계절노동자들의 노동 착취 실태를 고발헸다. 피해 노동자들은 열악한 숙소에 여러 명이 함께 생활하며 CCTV로 24시간 감시를 받았고 하루 12시간에 달하는 고강도 노동에도 정당한 임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엔 임금 착취 피해를 겪은 필리핀 계절노동자가 법무부에 의해 입국을 거부당한 사실이 경향신문 보도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이들은 법무부가 계절노동자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철 공익법센터 어필 선임연구원은 “계절노동자의 강제노동 문제는 단순한 관행이 아니라 법무부의 정책 실패와 법적 공백이 만들어낸 구조적 결과”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제도 확대가 아니라 강제노동과 인신매매를 실질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이후 서울경찰청에 고흥 지역에서 계절이주노동자를 착취한 브로커들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 [단독]법적 대응하려면 입국해야 하는데···임금 떼인 필리핀 노동자, 또 입국 거절당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3031409001#ENT



☞ [단독]법무부, 임금체불 피해 필리핀 계절노동자 재입국 허용···‘농장주 추천 필요’ 입장서 선회
https://n.news.naver.com/article/032/0003433258?ntype=RANKING&type=journalists


우혜림 기자 sa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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