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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오피스텔서 자금세탁, 신종 金환치기도… 피싱 일당 19명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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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은 테더로, 테더는 금으로
부부·친인척 뭉친 가족형 조직
금값 급등에 ‘귀금속 수출’ 가장한 신종 환치기까지
서울경제

경찰이 보이스피싱 범죄수익을 추적이 어려운 가상자산으로 환전해 해외로 빼돌린 자금세탁 조직을 적발했다. 이들은 명동 한복판 오피스텔에 간판 없는 미신고 가상자산 업체와 환전소를 차려놓고 보이스피싱 조직이 가져온 범죄수익을 가상자산으로 세탁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19일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특별법 및 범죄수익 은닉 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자금세탁 조직 총책 A(46) 씨 등 19명을 검거하고 이 중 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금 및 귀금속 등 60억 원 상당의 범죄수익도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부부와 친인척으로 구성된 ‘가족형’ 자금세탁 조직이다. 지난해 5월부터 명동 중심가 오피스텔에서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체와 환전소를 운영했다.

세탁 방식은 3단계로 이뤄졌다. 보이스피싱 환전책이 가져온 현금을 가상자산(USDT·테더)으로 즉시 환전한 뒤 해외 범죄조직의 전자지갑으로 전송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해외에 빼돌린 범죄수익 규모는 수백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최근 미국과 이란 전쟁 등으로 금·은 등 귀금속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이용한 수법도 도입했다. 해외 정체불명의 법인이 가상자산을 헐값에 국내 미신고 가상자산 업체로 대량 전송하면, 이를 받은 업자들이 원화 현금으로 바꿔 전달하는 구조다. 이렇게 마련된 자금은 종로 일대에서 금을 사는 데 쓰인다. 이후 홍콩 등 해외로 출국하는 등 정식으로 해외로 수출하는 것처럼 세관에 신고를 한다. 즉 가상자산으로 세탁된 현금으로 안전자산인 금을 사들이는 ‘환치기’ 방식을 쓴 것이다.

박원식 중랑서 형사2과장은 “최근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인해 금값이 상승한 것을 이용했다”며 “해외에서 국내 법인을 통해 귀금속을 수입하는 것처럼 가장해 가상 자산으로 대금을 지급하고 이를 다시 금으로 수출하는 방식의 귀금속 환치기도 시도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월 14일 “배달 물품이 마약으로 의심된다”는 112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신고자는 ‘저금리 대환대출’을 빙자한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로 피해금 1000만 원을 전달하려던 수거책이었다. 경찰은 당일 서울 강남과 경기 광주시에서 전달책 2명을 추가로 검거했다. 휴대전화 분석과 CCTV 추적으로 명동 오피스텔이 범행 사무실로 사용되는 것을 확인한 뒤 약 50일간 잠복해 범죄수익금이 조직적으로 세탁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결국 이달 11일 관리책 주거지와 명동 소재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체 등 4곳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이날 검거된 인원은 12명이었으며 압수된 물품은 현금 약 40억5000만 원, 은 그레뉼(10kg×21개·약 15억 원 상당), 골드바(1kg×2개·약 5억 원 상당) 등이었다.

박 과장은 “당시 현금을 싣고 달리던 오토바이 뚜껑이 열려 길 한복판에 5000만 원에 달하는 지폐가 흩뿌려졌다”며 “돈의 출처를 수사하는 중부경찰서와 공조해 대상자를 특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해외로 도피한 보이스피싱 총책에 대해 국제 공조수사를 통해 추적·검거할 예정이다. 가상자산 전자지갑 거래 내역 정밀 분석과 기소 전 몰수·추징을 통한 범죄수익 환수에도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남소정 기자 ns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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