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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움직이면 韓도 압박…호르무즈 파병 '동맹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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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정상회담서 호르무즈 파병 논의 가능성
평화헌법 제약 속 일본 '비전투 참여' 거론
일본 참여 시 한국 부담 가중 불가피
청해부대의 호송 임무 등 제한적 참여 부상
[이데일리 김관용·김인경 기자]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다국적 해상안보 작전에 동맹국 참여를 압박하는 가운데, 일본의 군사적 역할 확대 가능성이 부상하면서 한국 정부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특히 미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일본이 일정 수준의 참여 의사를 밝힐 경우, 한국을 향한 미국의 압박 수위도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직접 전투보다는 정보수집 등 제한적 임무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서도, 한국 역시 동맹 부담과 국내 정치 리스크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 채 제한적 역할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취임 이후 첫 미국 방문길에 오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오찬과 만찬을 함께한다. 이번 회담에서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격화된 중동 정세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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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아랍에미리트 미나 알 파예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유조선과 화물선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뉴시스/AP)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호위를 수행하는 ‘호르무즈 연합’ 구상을 제시하고 한국과 일본, 유럽 국가들에 참여를 요구해왔다. 미일 동맹을 외교 기축으로 삼는 일본은 함정 파견 방안을 검토해왔지만, 평화헌법상 무력행사 제약을 고려할 때 교전이 지속되는 해역에 전투 전력을 투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중동 사태 안정화를 위한 미국의 대응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자위대 파견은 교전 종료 이후 ‘조사·연구’ 등 비전투 명목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일본이 군함을 보낼 가능성은 있지만 직접 전투보다는 정보수집 등 비전투 임무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행 법체계상 일본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후방지원에도 제약이 있고, 이번 분쟁은 미국의 선제공격 성격이 있어 명분 확보도 쉽지 않다”며 “종전 또는 휴전 상태 등 위험이 낮은 환경에서 참여하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일본의 선택이 곧바로 한국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이 제한적이나마 참여할 경우, 한국 역시 동맹 차원의 기여를 요구받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양 교수는 “한국은 기뢰 제거(소해) 능력 투입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청해부대 전력 등을 활용한 호송 임무 정도가 가능한 선택지”라며 “다만 임무 변경 시 전사자 발생 가능성 등 정치적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은 한국이 일본보다 더 어려운 입장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나토처럼 명확히 선을 긋는 것과 달리 한국은 안보·경제 측면에서 미국 의존도가 높아 입장이 더 애매하다”며 “트럼프의 성향상 관세나 보복 조치 등 다양한 방식의 압박이 가능해 군사 문제를 넘어 통상·외교 전반으로 압박이 확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홍해 작전에서도 우리는 다국적 작전에 참여하되 제한적 역할을 수행하며 방어 논리를 폈다”며 “병력 감소와 해군 전력 여건 등을 근거로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식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 사드 일부의 중동 이동 등을 활용해 동맹 기여를 강조하는 대외 메시지를 병행하는 전략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일본이 ‘정보·지원 중심’의 제한적 참여로 방향을 잡을 경우, 한국 역시 직접 전투가 아닌 ‘호송·지원 중심’의 부분 참여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한미동맹 유지와 국내 정치 부담, 중동 리스크, 통상 압박 대응이라는 복합 변수 속에서 정부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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