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조달(공공기관의 물품 구매) 과정에서 고가 조달 및 저가 수입산이 국내 우수제품으로 둔갑하는 사례 등이 적발됐다.
감사원은 19일 조달청에 대한 정기감사 결과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선 감사원은 조달청의 쇼핑몰인 ‘나라장터’에 등록된 제품 중 370개 제품을 표본으로 시중 제품과 가격 등을 비교분석한 결과, 스피커·심장충격기 등 157개 제품(42%)의 납품단가가 시중가 대비 최소 20~297%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제품은 시중 제품과 설치 조건·규격만 일부 바꾸는 등의 방식으로 모니터링을 우회해 과도한 고가에 납품되고 있었다.
구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와 조달청은 지난 2005년부터 공공기관이 나라장터를 통해서만 물품을 구매하도록 의무화했다. 나라장터에 입점한 조달업체에는 납품단가를 시중가보다 낮게 유지할 의무가 부여된다. 조달청의 조달 규모는 지난 2024년 기준 약 43조2000억원이다.
그러나 조달청은 인력 부족과 온라인 비교가격 검색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매년 조달쇼핑몰 등록 제품 중 98%(약 77만 개)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가격 모니터링조차 하지 못하는 등 가격관리에 현실적·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 감사기간 중 128개 기관에 설문조사한 결과, 101개 기관(79%)이 의무구매제도 완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71개 기관(55%)은 조달쇼핑몰 가격이 시중가 대비 전반적으로 더 비싸다고 답했다.
감사원은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해 의무구매 완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18년부터 일부 제품에 대해 수요기관이 시중 제품도 구매할 수 있도록 의무구매 요건을 완화한 바 있다.
국산 혁신제품, 우수제품 등에 대한 관리 강화의 필요성도 지적됐다. 일례로 특허 취득 후 혁신제품으로 지정됐다가 특허권이 소멸됐으나 혁신제품 자격이 유지되는 사례, 수입해온 중국산 청소차를 국내에서 도색·액세서리 부착 등을 거쳐 국내 우수제품으로 둔갑시킨 사례 등이 드러났다. 이 청소차의 경우 수입 가격은 대당 5000만원대였지만 논산시 등 6개 지자체에 대당 1억8000억원에 총 6대가 납품됐다.
유주희 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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