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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약 150개…영세 제약사 늘린 제네릭 산업 구조[NW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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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그래픽=박혜수 기자


[뉴스웨이 현정인 기자]

동일 성분 의약품이 많게는 150개까지 쏟아지는 제네릭 시장을 두고 구조적 논쟁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약가 체계가 제네릭 난립과 영세 제약사 증가를 불러왔다는 입장인 반면, 업계는 제네릭이 연구개발(R&D)을 지탱하는 핵심 수익원이라며 맞서고 있다. 같은 시장을 두고도 정책 방향을 둘러싼 해석이 충돌하는 모습이다.

동일 성분 제한 없는 허가…제네릭 난립 속 영세 제약사 증가

국내 제네릭 시장은 동일 성분 의약품 수에 대한 제한이 없는 허가 체계를 기반으로 형성돼 있다. 특허가 만료되면 일정 요건을 충족한 다수 제약사가 동시에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구조다.

제네릭은 신약 대비 개발 비용이 적고 실패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작아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다. 이로 인해 다수 업체가 동일 성분 제품을 출시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이러한 환경이 '영세 제약사'의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전체 제약사 중 고용 인력이 10명 미만인 기업 비중은 2012년 26.9%에서 2024년 42.3%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완제 의약품 제조사 중 생산 규모가 10억원 미만인 기업 비중도 18.9%에서 30.3%로 증가했다.

시장 진입이 상대적으로 용이해지면서 소규모 제약사들이 다수 유입된 결과로 해석된다. 일정 수준의 생산·판매 기반만 확보하면 제네릭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일부 성분의 경우 제네릭 제품 수가 150개 안팎에 달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고지혈증 치료제인 아토르바스타틴(10mg)과 로수바스타틴(10mg)은 2024년 기준 각각 149개, 151개의 제네릭이 출시된 상태다. 동일 성분 의약품이 다수 출시되면서 시장 포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물론 이러한 구조는 특정 성분의 공급 확대를 빠르게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다수 제품이 시장에 존재함으로써 의약품 접근성과 공급 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동일 성분 의약품이 과도하게 늘어나면서 시장 내 경쟁 방식이 왜곡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품 간 차별성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가격 경쟁보다 처방 확보를 위한 영업 경쟁이 강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 "난립 원인" vs 업계 "R&D 재원"…엇갈린 시각

정부와 업계는 제네릭을 두고 상반된 시각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영세 제약사 난립의 원인으로 보는 반면, 업계는 연구개발(R&D)을 위한 재원으로 인식하고 있다.

시각차의 배경에는 국내 제네릭 약가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타 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제네릭 약가가 형성돼 일정 수준의 가격이 보장되면서 다수 업체의 진입을 유인했고, 결과적으로 시장 과밀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과잉 공급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완화하고 시장 진입 유인을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계단식 약가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시장 억제 효과는 미미하다는 평가다.

계단식 약가제도는 동일 성분 제네릭 의약품이 일정 수(현행 20개)를 초과할 경우 후발 품목의 약가를 직전 제품 대비 15%씩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방식이다. 제네릭 등재 순서에 따라 약가를 차등 적용하는 구조로, 진입 시점이 늦을수록 가격이 낮아지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현행 제도는 동일 성분 제네릭이 일정 수에 도달한 이후에야 약가 인하가 본격 적용된다는 점에서 시장 진입 억제 효과가 제한적이다. 이에 정부는 적용 기준을 앞당기고 약가 인하 폭을 확대하는 방향의 제도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제약업계는 제네릭이 국내 산업을 지탱하는 핵심 수익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제네릭 판매를 통해 확보한 수익이 연구개발 투자로 이어지는 구조인 만큼 단순한 약가 인하는 산업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은 실패 리스크가 큰 만큼 제네릭을 통한 수익 기반이 없으면 연구개발을 지속하기 어렵다"며 "제네릭을 단순한 복제 의약품이 아니라 R&D 재원을 마련하는 수단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동일한 제네릭 시장을 두고 정부는 구조적 문제의 원인으로, 업계는 산업 유지 기반으로 해석하면서 정책 방향을 둘러싼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정인 기자 jeongin0624@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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