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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값보다 배송비가 더 비싸”…아마존이 ‘속도 양극화’ 택한 이유 [박시진의 글로벌 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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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시진의 글로벌 픽 <3>
글로벌 매출 No.1 아마존, 美 쿠팡 전략
30분·1시간·3시간 ‘즉시 배송’ 전략부터
2일 이상 걸리지만 배송비 무료 ‘느린배송’
UPS·페덱스 등 물류사들 매년 비용 인상
우체국 입찰제 도입하자 자체 배송 늘려
‘年 300조’ AI 활용 물류 인프라 투자 확대
서울경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기업 아마존이 배송 전략을 투트랙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바로 30분부터 3시간 내 배송을 해주는 ‘즉시 배송’과 2~3일 이상 걸리지만 무료인 ‘느린 배송’인데요, 온라인 유통 공룡 아마존은 왜 이런 전략을 선택한 걸까요?

그 배경에는 배송비 급등이 있습니다. 아마존이 주로 사용하는 물류사 UPS와 페덱스는 2020년 이후 기본 요금을 매년 4.9~6.9%씩 올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유류할증료, 주소 정정 수수료, 주거지 배송 추가 요금 등 부대 비용도 인상했지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택배 크기 규정을 강화하며 치수를 반올림해 요금을 산정하는 방식도 적용했습니다. 이들의 최저가 서비스는 소포 1건당 12달러부터입니다. 경쟁사보다 저렴하게 물건을 판매하는 아마존의 입장에서는 물건 가격보다 배송비가 더 큰 ‘역전현상’이 벌어지는 셈입니다.

또 물류사들이 저가 배송 물량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세우자 아마존은 미국 우체국(USPS)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아마존은 배송일을 늦춰 USPS의 우편배송을 선택하는 고객들에게 최대 7%의 할인을 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투트랙 전략의 한 축인 ‘느린 배송’입니다.

그런데 USPS를 통한 배송에도 문제가 생겼습니다. 매년 적자폭이 커지고 있는 USPS가 이를 해소하기 위해 ‘라스트마일 배송(최종 배송 단계)’이라는 이름을 내세워 입찰제를 도입하면서 비용이 늘어날 위기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매년 대량 물량을 약속했던 아마존은 정가보다 더 저렴한 할인 조건으로 체결했던 계약이 중단됐고 새로운 가격의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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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이에 반발하며 우편 배송을 줄이기 시작했고 기존 계약이 만료되는 올 가을까지 3분의 2 이상 축소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USPS가 배송한 아마존 소포만 해도 10억 개 이상에 달합니다. USPS가 미국에서 배송하는 전체 물량의 약 15%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아마존 관계자는 “우리는 1년 넘게 선의로 협상해 USPS에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계약을 추진했고 합의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했지만, USPS가 막판에 협상을 중단하고 경매 방식을 도입했다”며 입찰제에 대한 불만을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통상적으로 라스트마일 배송은 공급망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구간입니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는 배송 밀도가 낮아 비용이 더 증가합니다. 아마존은 접근이 어려운 지역 배송을 USPS에 의존해왔는데, 이는 USPS가 배송하는 아마존 물량 중 30~40% 수준입니다. 그것을 포기하더라도 USPS의 물량을 줄이겠다는 입장입니다.

아마존 관계자는 “이미 농촌 지역에서도 1~2일 내 배송할 수 있는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면서도 “미국 내 모든 고객에게 배송을 제공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마존은 동시에 미국 전역에서 1시간·3시간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휴스턴 등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시작했는데, 약 2000개 지역에서는 이미 3시간 배송이 가능하며 이 중 수백 곳은 1시간 내로 배송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식료품, 청소용품, 일반 의약품 등 9만개 이상의 제품이 대상입니다. 가격도 1시간 배송은 프라임 회원 9.99달러·비회원 19.99달러이며, 3시간 배송은 각각 4.99달러·14.99달러만 내면 됩니다.

아울러 30분 내로 배송해주는 ‘아마존 나우’도 시범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필라델피아, 시애틀 등 국내 뿐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 인도, 브라질, 멕시코 등 해외 시장에서도 진행 중입니다. 초단기 배송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소비 패턴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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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아마존은 자체 배송 인프라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습니다. 기존 당일 배송 거점을 활용한 통합 운영 구조를 구축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재고 배치 알고리즘으로 상품 분류와 배송 시간을 동시에 단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올해에는 데이터센터와 AI칩 등 전사 인프라에 2000억 달러(약 298조 원)를 투자할 계획입니다. 이 중 상당 부분은 물류 자동화에도 활용될 예정입니다. 지난 10일에는 역사상 4번째로 큰 규모인 500억 달러(약 74조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이는 4개월 만에 진행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1260억 달러(약 188조 원) 이상의 매수 주문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아마존의 자체 배송은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물류 데이터업체 쉽매트릭스에 따르면 지난해 아마존은 67억 개의 소포를 배송해 처음으로 USPS의 물량(66억 개)를 넘어섰습니다. 아마존이 USPS에게 내비친 자신감의 근거인 셈이죠. UPS와 페덱스의 배송 물량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추월했습니다.

쿠팡처럼 자체 물류망을 확보해 성장한다면 비용 절감 효과가 고스란히 실적에 반영될 전망입니다. 아마존이 ‘미국의 쿠팡’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지난달 아마존이 발표한 연간 매출액은 7169억 달러(약 1065조 원)로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오프라인 공룡’ 월마트(7132억 달러·약 1060조 원)를 눌렀습니다. 물류사들의 ‘몽니’가 아마존을 자극한 점이 성장의 기폭제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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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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