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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끝장내고 호르무즈는 이용국에 책임 맡기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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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끝장내겠다"고 위협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보장 책임을 해당 해협을 이용하는 동맹국들에 떠넘길 수 있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시사했다. 미국이 "우리는 그 해협을 쓰지 않는다"고 선을 그은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 아시아 동맹국을 겨냥한 방위비·파병 압박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 "우리는 안 쓴다"… 트럼프식 호르무즈 '수혜자 부담'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남은 것들이라 할 수 있는 테러 국가 이란을 우리가 끝장내고(finished off), 우리가 쓰지도 않는 그 이른바 해협(Strait)을 실제로 이용하는 나라들에 책임을 맡긴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그렇게 된다면, 지금까지 반응을 보이지 않던 우리의 동맹국들(our non‑responsive 'Allies')이 매우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의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는 동맹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고조 상황에서도 미측의 호송 지원 요청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온 한국, 일본, 유럽 등 동맹국들을 겨냥한 노골적인 불만 표출로 풀이된다.​

◆ "중동 석유, 미국의 생존 문제 아니다"

이 같은 발언의 기저에는 셰일 혁명 이후 미국이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부상하고,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을 크게 줄인 에너지 구조 변화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그 해협을 쓰지 않는다(we don't)"고 강조한 것은, 과거처럼 미국이 중동 원유 수송로 확보를 위해 막대한 군사비와 인명을 희생해야 할 절박한 전략적 이유가 약해졌다는 인식을 반영한다는 평가다.​

이는 트럼프 특유의 '거래 중심 외교(Transactional diplomacy)'라는 평가다. 미국은 더 이상 중동의 안보를 '공공재'로 무상 제공하지 않겠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실질적인 이익을 얻는 국가들이 직접 비용과 위험을 감수하라는 '수혜자 부담' 원칙을 선언한 셈이라는 분석이다.​

◆ 중동 의존 높은 한국… 파병 압박 '비상'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소비의 약 20%, 해상 원유 무역량의 4분의 1 안팎이 통과하는 전략 요충지로 꼽힌다. 특히 한국은 수입 원유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물량의 상당수가 이 해협을 통과해 국내로 들어온다. 이란의 봉쇄·나포 위협으로 해협을 지나는 선박 운항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보안 책임 전가'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에너지 안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메시지가 향후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과 중동 해역 파병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강력한 지렛대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테러 국가 끝장'이라는 과격한 표현 역시 중동 내 반미 세력에 대한 경고를 넘어, 동맹국들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일종의 '충격 요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리스크'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성을 감안할 때, 이번 발언이 단순한 압박용 수사(레토릭)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아직은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미군 역할을 축소하거나, 미국 주도의 연합 호위 체제에 참여하지 않는 국가 선박에 대한 보호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각자도생'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동맹국들은 에너지 수송로 방호를 위해 추가 해군 전력 파견, 중동 파병 확대, 방위비 분담 증액 요구 등 복합적인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뉴스핌

2026년 3월 18일 미국 도버 공군기지(델라웨어주 도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도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dczoom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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