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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가 라리자니 제거한 이스라엘, 이란전 외교해법 문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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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수뇌부 피살에 이란 “가혹한 복수”
강경파 목소리 커져…국내 통제도 심화
동아일보

이란이 18일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골람레자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바시즈 민병대 총사령관 등 수뇌부의 사망을 인정하며 이스라엘과 미국에 ‘가혹한 복수’를 다짐했다.

이에 맞서 이스라엘은 라리자니 사무총장 및 솔레이마니 총사령관에 더해 에스마일 하티브 이란 정보장관까지 제거했다고 각각 17일, 18일에 밝혔다. 또 8일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도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8일 “오늘 추가적인 중대 기습이 있을 것”이라며 “모든 전선에 전쟁의 수위를 높일 중대한 서프라이즈(surprise)가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연이은 이란 수뇌부 제거가 강경파들의 힘을 더 키워줘 외교와 협상을 통한 전쟁 종식을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바라는 민중 봉기에 따른 이란의 신정일치 체제 종식 역시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더타임스는 그간 여러 반(反)정부 시위를 유혈 진압했던 바시즈 민병대가 이번 전쟁 과정에서도 이란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휴대전화 및 가택 수색을 일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 이란 “복수” vs 이스라엘 “모즈타바도 제거”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은 18일 라리자니 사무총장, 솔레이마니 총사령관을 ‘순교자’로 칭하며 두 사람의 사망을 시인했다. 그는 “두 사람을 죽인 테러범을 기다리는 건 가혹한 복수”라며 강력한 보복을 천명했다.

반면 에피 데프린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란 정권의 모든 지도부를 타격하고 있다. 모즈타바 또한 찾아내 무력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즈타바는 최고지도자에 오른 후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이란 수뇌부의 연속 제거가 정당하다며 “라리자니와 솔레이마니의 제거는 이란 정권을 흔들고 이란 국민에게 (신정일치) 정권을 축출할 기회를 주려는 목표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많은 이란 관리들은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 한 관리는 뉴욕타임스(NYT)에 “다음 공격 대상이 누가 될지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수뇌부 참수만으로는 신정일치 체제를 붕괴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반론도 상당하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등 강경파 인사의 입지만 오히려 강화시켜 주는 역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특히 보수파지만 실용적 성향이고 미국과의 협상에도 열려 있다는 평가를 받아 온 라리자니 사무총장의 사망으로 이번 전쟁이 외교와 타협으로 종식될 가능성이 크게 줄었다는 평이 나온다. 그는 이란 혁명수비대 등 강경파와 페제슈키안 대통령 등 온건파의 의견을 조율해 왔다. 또 2015년 이란이 미국 등 서방 5개국과 핵합의(JCPOA)를 타결할 때도 깊이 관여했다. 지난해 6월 미국·이스라엘과 벌인 ‘12일 전쟁’ 때도 알리 하메네이 당시 최고지도자를 설득해 미국과의 협상을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 바시즈 민병대, 반대파 색출… 일부 처형설

더타임스는 이란 강경파가 전쟁 상황을 빌미로 내부 단속을 강화하며 민중 봉기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최근 2주 동안 많은 이란인이 당국으로부터 ‘온라인에 전쟁 이야기를 올리지 말라’ ‘거리에서 시위를 하지 말라’ 등의 위협적인 메시지를 받았다는 것이다.

바시즈 민병대는 현재 수도 테헤란 등 곳곳에서 민간인 차량을 수색하고 주민들의 휴대전화를 검사하고 있다. 가택 수색 등을 통해 주민들을 체포하고 반역 혐의자를 색출하는 작업도 뒤따른다.

이란 타스님통신은 지난해 ‘12일 전쟁’ 당시 이스라엘을 위한 첩보 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쿠로시 케이바니라는 남성이 18일 처형됐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 또한 이란 당국이 최소 55명의 미국·이스라엘 협력자를 체포했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스라엘 또한 이란의 민중 봉기가 쉽지 않으며 이란 당국이 이번 전쟁을 빌미로 반대파에 대한 대규모 학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현재 굶주림에 시달리는 세계 인구가 최소 3억1900만 명이며 이번 전쟁이 오는 6월까지 계속되면 4500만 명이 추가로 극심한 기아에 시달릴 것으로 우려했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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