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에 따르면 입주민 중 일부는 2년마다 재계약이 이뤄질 때 퇴거하지 않기 위해 외벌이를 고집한다고 한다. 임대아파트에 계속 거주하려면 소득·자산 기준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맞벌이를 하더라도 공식적으로 현금 흐름이 잡히지 않는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번다. 20·30대로 젊지만 구직 활동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 임대지만 서울 신축 아파트에 거주해본 그들은 추후 자가로 소유할 수 있는 빌라형 ‘미리내집’ 주택이 성에 차지 않는다.
서울시 공공임대주택인 장기 전세 입주민들도 비슷한 생각을 한다. 두 자릿수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장기 전세에서 어떻게든 끝까지 버티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같은 돈을 손에 쥐고 나가면 아파트는커녕 연립·다세대주택 거주도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개인의 합리적 선택이 또 다른 이들의 기회 제한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전세금·월세 걱정 덜하고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것이 임대주택의 장점이지만 입주민들이 돈을 모아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도 있다.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장기 전세 주택에 살다 나간 1만 4902가구 중 불과 8%만이 자가를 마련했다고 한다.
민간임대주택으로 옮겨가야 할 이들이 공공임대주택에 계속 머물면 임대주택이 꼭 필요한 이들이 거주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게 된다.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면서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진 상황이지만 임대주택 공급을 통해 서민 주거 안정을 돕겠다는 정책 목표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세금이 쓰이는 만큼 보다 치밀한 운용과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백주연 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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