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내부통제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면서 KB증권은 사전 통제 강화를 위해 디지털 전환(DT)과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지능형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했다. 최근 양 회장이 “임원들은 무엇을 보고 의사 결정을 하느냐”며 리스크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준법감시 데이터를 수치화·시각화할 것을 주문함에 따라 관련 작업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양세종 KB증권 컴플라이언스본부 이사는 18일 제2회 서울경제 내부통제 정책포럼 주제발표에서 “KB증권은 DT와 AI를 결합한 지능형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해 금융 사고를 사전에 차단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20년간 증권사들의 총자산은 약 15배 늘었고 해외 투자 확대와 상장지수펀드(ETF), 커버드콜 등 복합 상품도 증가했지만 임직원 수는 1.3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며 “상품 구조와 거래 방식이 복잡해지면서 인력 중심 내부통제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밝혔다.
규제 환경도 강화됐다. 과거에는 사고 발생 시 담당 임원이나 부서장 징계에 그쳤지만 현재는 준법감시인과 대표이사까지로 책임이 확대됐다. 과징금 역시 수천억 원 단위로 커지며 내부통제 실패에 따른 비용 부담도 급격히 늘었다.
이에 KB증권은 내부통제의 디지털 전환을 핵심 전략으로 설정했다. 내부통제를 경험과 판단 중심에서 데이터와 수치 기반 관리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양 이사는 “상품 개발, 영업, 관리, 마케팅 등 전 업무 프로세스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구조적 혁신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사후가 아닌 사전 통제를 통해 금융 사고를 예방하고 임직원을 보호하며 궁극적으로 고객 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얼러트(alert·경고)’ ‘블로킹(blocking·차단)’ ‘AI’로 이어지는 단계별 통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얼러트는 보고 누락이나 승인 지연 등 업무 미이행 시 자동으로 경고를 보내는 방식이며 블로킹은 공매도, 수수료, 이자 처리 등에서 기준을 초과하거나 오류가 발생할 경우 거래 자체를 차단한다.
여기에 AI를 결합해 이상거래를 사전에 탐지하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양 이사는 “기존에는 단순 회전율 기준으로 과당 매매를 적출했다면 현재는 고객 손실률, 거래 패턴, 계좌 변경 빈도, 출금 형태 등을 종합 분석해 위험도를 평가한다”면서 “과거 준법감시 사례를 학습한 머신러닝 기반 스코어링을 통해 횡령이나 이상거래 가능성까지 사전에 포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생성형 AI ‘깨비AI’를 통해 금융 법령 400여 개, 사내 규정 300여 개, 업무 매뉴얼 1300여 개를 학습시켜 직원들이 실시간으로 업무 기준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AI를 통해 투자 광고를 사전 검토하고 금융 사고, 전산 장애 등 관련 키워드를 자동 수집해 임원과 부서장에게 전달하는 뉴스 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양 이사는 “주요 리스크를 데이터로 수치화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대시보드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임원이 출근 직후 주요 리스크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라고 양 회장이 주문한 데 따른 조치다. 내부통제가 전사 업무를 이끌어야 한다는 양 회장의 취임 일성에 따라 내부통제를 수치화·시각화해 관리하겠다는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는 셈이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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