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시가격 5년 만에 최대 상승
중장기 세 부담 증가 불가피
매수자 관망세에 집주인 보유·매도 기로
가파른 집값 상승으로 올해 서울의 보유세가 크게 오른 가운데 내년에는 세 부담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성렬 기자 |
[더팩트|황준익 기자] 지난해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올해 서울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5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보유세 부담은 지난해보다 최대 5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보유세 부담은 올해보다 내년에 더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가 오는 5월 9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한 데 이어 공시가격 현실화율 인상 카드를 빼 들 수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보유세 부담을 줄이려는 집주인들의 절세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8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올해 1월 1일 기준 공동주택 약 1585만가구의 공시가격에 대한 소유자 열람과 의견 청취 절차를 진행한다.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산정 기준이 되는 핵심 지표다. 주택 시세에 현실화율을 곱해 산출된다. 올해 현실화율은 69%로 4년째 동결됐다.
지난 17일 공개된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평균 9.16%로 지난해(3.65%) 대비 5.51%포인트(p) 올랐다. 상승률은 2022년(17.20%) 이후 가장 높다. 전국 평균보다 공시가격이 많이 오른 지역은 서울(18.67%)이 유일하다. 지난해(7.86%)의 2배가 넘는다. 올해 현실화율을 동결했음에도 주택가격이 오르며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8.98%다. 2006년(23.46%) 이후 최고치다.
강남 3구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24.7%로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강남구가 26.05%, 송파구 25.49%, 서초구는 22.07% 올랐다. 공시가격이 20% 이상 급등한 서울 강남권 집주인들은 올해 보유세가 전년 대비 40~5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파른 집값 상승으로 올해 서울의 보유세가 크게 오른 가운데 내년에는 세 부담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가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는 등 집값 안정화에 집중하면서다. 보유세 인상보다는 현실화율 인상 가능성이 거론된다. 청와대는 지난 17일 "보유세는 부동산의 안정화·정상화 과정에서 모든 가용한 정책 수단을 쓴 이후 최후의 수단"이라고 밝혔다.
현재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등 세제 개선 로드맵을 준비 중이다. 시장에선 공시가격 로드맵이 현실화되면 세액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본다. 2023년 이후로 같았던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정부의 세법 개정에 따라 인상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집주인들은 오는 5월 10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와 보유세 부과 기준 시점인 6월 1일 전까지 세부담을 피하려고 매도할 가능성이 크다. /박헌우 기자 |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시세의 90%까지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와 국회에선 앞으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5년 단위로 수립하되 시장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향후 5년간 69%인 현실화율을 어느 수준까지 올릴 것인지 등의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
현실화율이 오르면 보유세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은 크게 상승한다. 여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까지 맞물린다면 세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공시가격에 곱해 보유세의 과세표준을 산정하는 비율로 2022년부터 60%로 동결이다.
집주인들은 오는 5월 10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와 보유세 부과 기준 시점인 6월 1일 전까지 세부담을 피하려고 매도할 가능성이 크다. 집값 상승률 대비 세 부담이 크지 않으면 버티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주택 매수 심리가 얼어붙고 있는 데다 갈수록 보유세 부담이 커질 수 있어 매물 던지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 강남의 한 공인중개사는 "강남 3구를 중심으로 매물 적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보유세 부담이 얼마나 커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쉽게 매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핵심자산, 즉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한 1주택자는 당장 매도보다는 버티기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또 보유세 부담을 새 매수자에 전가해 전·월세, 매매가가 오히려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2018년 9·13 대책 발표를 기점으로 다주택자와 관련된 취득, 보유, 양도 과정들에 징벌적 세금 부과 조치가 이뤄졌지만 당시 세금 중과에 따른 가격 조절 장점보다는 '조세 전가' 부작용 이슈가 더 크게 나타났다"며 "증세의 결과는 전·월세, 매매가 등을 오히려 밀어 올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규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매도와 매수 심리를 위축시키면서 거래량 급감과 집값 상승세 둔화가 공존하는 교착 상태가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향후 시장 방향은 보유세 강화 여부와 강도에 크게 좌우된다. 보유세 강화가 미미하고 금리 인하가 지속하면 다주택자들은 임대수익 기반의 보유 전략을 유지하면서 매물 잠김이 장기화하고 '똘똘한 한 채' 중심의 핵심지 가격상승 압력은 구조적으로 지속할 것"이라며 "결국 5월 이후 시장은 보유세·금리·공급이라는 삼각 변수의 조합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plusik@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