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오는 1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18일 일본에서 출국할 예정이다. 애초 이번 정상회담은 일본이 중일 갈등 상황에서 외교적인 돌파구를 만들려고 적극적으로 타진해 트럼프 대통령의 3월말 방중 전으로 일정이 잡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신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국이 여행 자제령을 비롯한 여러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외면하는 모습을 보이자 그의 방중 전 정상회담을 통해 미일 동맹의 결속을 확인하고 대중 정책을 조율할 생각이었다는 게 일본 당국자들의 전언이다.
일본 정부는 양국 정상회담 전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작년 7월 관세 협상 때 합의한 일본의 5500억달러(약 820조원) 대미 투자 등 이행에도 속도를 내 이미 1차 프로젝트로 화력발전소, 인공 다이아몬드 제조시설 등 360억달러(약 57조원) 규모의 투·융자 사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일본은 대미 투자 2차 프로젝트로 원자력발전소, 액정·디스플레이 제조, 구리 정련 시설 등을 미국과 협의 중이며 정상회담 때 발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또 일본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로 원유의 공급 불안이 커진 상황을 타개하고 원유 수출을 늘리려는 미국에도 이점이 되는 알래스카산 원유 수입 확대 의사도 전달할 방침이다.
그러나 원활히 조율돼온 양국 정상회담은 이란 변수를 만나면서 일본 정부에 큰 고민거리로 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항해를 위해 한국과 함께 일본 등 7개국에 사실상 군함 파견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하기에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먼저 이란을 공격한 상황에서 평화헌법 등 법률상 제약이 큰 데다 일본 내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1415일 1천166명을 여론조사한 결과 미국의 이란 공격에 대해 82%가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9%에 불과했다.
다카이치 총리도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할지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전날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미국 측에서) 아직 요구하지 않아 대답하기 어렵다"고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연출할 기회라고 여겨지던 정상회담이 (다카이치 총리의) 외교역량이 시험대에 오를 순간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관계에 균열이 생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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