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분쟁과 중국의 수출 통제로 텅스텐 가격이 폭등하자 세계가 강원 영월군 상동광산을 주목하고 있다. 재가동에 들어간 상동광산은 미국 등 서방의 핵심 공급처가 될 전망이다. 뉴시스 |
중동 지역 분쟁과 미군의 이란 공습 등 군사적 충돌이 잇따르면서 핵심 광물인 텅스텐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전 세계 생산량의 80%를 장악한 중국이 자원 무기화에 나서자, 서방 국가들은 한국의 상동광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텅스텐 가격은 톤당 2250달러(약 335만 원)를 기록하며 올해 들어서만 두 배 이상 치솟았다. 중국이 작년 2월 수출 통제 목록에 텅스텐 제품을 추가한 이래 557%가량 폭등한 결과다.
텅스텐은 무기 체계와 반도체의 핵심 금속이다. 밀도가 높아 장갑을 뚫는 철갑탄이나 미사일, 드론 부품 등에 핵심 소재로 쓰인다. 업계에서는 최근 중동 분쟁 여파로 텅스텐의 군사 관련 소비량은 올해에만 12% 이상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지 헤펠 BMO 캐피털 마켓 부사장은 “12년 경력 중 2021년 리튬 사태를 제외하고 이토록 시장이 숨 막힌 적은 없었다”며 “텅스텐은 즉시 가동할 수 있는 신규 광산도 부족해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분석했다.
● 텅스텐 공급망 걸어 잠군 중국…“향후 2년은 혼란 불가피”
2025년 11월 30일, 중국 동부 산둥성 칭다오항 인근에서 CMA·CGM 컨테이너선이 이동하고 있다. AP/뉴시스 |
텅스텐 가격 폭등은 생산량의 대부분을 틀어쥔 중국이 수출 제한 조치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텅스텐의 작년 전 세계 생산량(8만5000톤) 중 79%를 중국이 차지했다.
반면 미국은 2015년 이후 상업적 텅스텐 채굴을 중단했으며, 서방국들은 대부분의 필요량을 중국에 의지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당국이 텅스텐 제조를 위해 저비용 원료 확보에 집중했고, 국가적인 지원에 힘입어 세계 공급망을 장악했다”고 짚었다.
그러나 작년 2월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분쟁으로 특정 텅스텐 제품을 수출 통제 목록에 추가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광물 컨설팅 기업 프로젝트 블루는 이로 인해 작년 중국의 텅스텐 출하량이 40%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현재 공급 부족에 대한 즉각적인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스페인, 브라질, 호주, 미국 등에서 채굴을 확대하더라도 실제 생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비드 아가일 알링턴 이노베이션 파트너스 창립자는 “중국의 수출 제한은 ‘눈 찌르기’식 도발이나 다름없다”며 “향후 2년간은 공급난에 따른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국으로 눈 돌리는 서방국들…‘상동광산’에 국제 수요 몰릴까
강원 영월기업 알몬티대한중석이 17일 영월군 상동읍 상동광산에서 자사 텅스텐 선광장의 준공식을 연 가운데, 알몬티 측 관계자가 내빈들에게 광산 주요 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
이같은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맞서 서방 국가들은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과거 세계 최대 텅스텐 산지 중 하나였던 강원 영월군의 상동광산이 재가동하면서다. 상동광산의 텅스텐 추정 매장량은 5800만t으로, 현재 가동 중인 서방의 주요 광산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
강원자치도는 17일 영월군 상동읍에 알몬티 대한중석 선광장을 준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준공으로 세계 평균(0.18%)의 2.5배에 달하는 0.44% 수준의 고품위 텅스텐 정광을 연간 2300t 생산하게 된다.
알몬티 최고경영자(CEO)인 루이스 블랙은 “미국 당국이 지난달 직접 연락해 물량 확보 가능 여부를 타진했다”고 밝혔다. 계약에 따라 생산량의 대부분인 연간 2100t은 미국으로 우선 수출돼 탄약 제조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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