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도쿄에서 열린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일본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구한 호르무즈 해협 함정 파견과 관련, 자위대를 보낼 수 있는지 검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7일 보도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전날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서 “일본 독자적으로 법적인 틀 안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와 관련해 다양한 지시를 하며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자위대 파견도 검토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 일본 정부가 자위대 파견 가능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자위대 파견 가능성에 대해 “예리하게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일본 정부는 현재까진 이란 정세가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 위기 사태’나 미군의 후방 지원 활동을 할 수 있는 ‘중요 영향 사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부 내에서는 이런 상황에 근거한 자위대 파견은 어렵다는 견해가 강하다고 한다.
다만 고이즈미 방위상은 전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현시점에서 자위대 파견은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일본 관련 선박을 보호하는 것은 제도상 가능하다”고 했다. 일반론이라는 점을 전제로 하면서도, 자위대가 군사 작전이 아닌 해상 치안 유지 성격으로 호르무즈 해협 선박 호위 작전에 나설 여지가 있다고 말한 것이다.
일본 방위백서는 자위대법 82조에 따라 방위상이 해상에서 인명·재산 보호, 치안 유지를 위해 특별한 필요가 있다고 판단될 때 총리 승인을 받아 자위대 부대에 해상에서 필요한 행동을 명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고이즈미는 “해상 경비 행동은 경찰권 행사이기 때문에 타국에 대한 무기 사용은 상정돼 있지 않지만, 자기 보존을 위한 자연적 권리로서 무기 사용 자체가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 등 관계국과 밀접히 협력하면서 전투 종료 이후까지 포함해 파견 여부를 따질 전망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19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의 미·일 정상회담 이전에 일정한 방향성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고이즈미 방위상을 비롯해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등 일본 각료가 미국 장관들과 연이어 통화하며 얻은 정보도 자위대 파견 관련 논의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등을 지목해 선박 호위 작전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14일 한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국을 콕 집어 함정 파견을 요구한 데 이어 16일 재차 “한국, 일본, 독일에 미군 4만5000명이 주둔하며 우리가 방어하고 있는데, 이 국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에 관여하려 하지 않는다”며 동참을 거듭 압박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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