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전국 공동주택 약 1585만가구의 올해 1월 1일 기준 공시가격(안)을 18일 공개하고 다음 달 6일까지 소유자 의견을 접수한다고 17일 밝혔다. 공시가격은 보유세와 건강보험료 같은 각종 행정 기준으로 쓰이는 집값이다.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9.16% 올라 지난해(3.65%)보다 상승 폭이 세 배 가까이 커졌다. 2021년(19.05%)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다. 서울 아파트 시세가 크게 뛴 영향이다. 서울을 빼면 나머지 지역 상승률은 3.37%에 그친다. 17개 시·도 중 전국 평균을 넘긴 곳은 서울뿐이다. 서울 상승률은 2007년(28.4%), 2021년(19.89%), 2006년(19.1%)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높은 수치다.
현실화율 동결에도 '시세 상승'이 가격 밀어 올려
정부는 올해도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69%로 유지했다. 4년째 같은 수준이다. 공시가격을 매기는 비율은 그대로 두고, 지난해 실제 집값 상승분만 반영했다는 뜻이다. 공시가격은 시세에 일정 비율(현실화율)을 곱해 정한다. 국토부는 특히 고가주택이 많이 오른 지역일수록 공시가격 상승률도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대로라면 올해 이 비율이 80.9%까지 올라야 했으나, 정부는 국민 세 부담 완화를 이유로 동결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올랐다. 강남 3구인 강남·서초·송파의 평균 상승률은 24.70%였다. 구별로 보면 성동구가 29.04%로 가장 높았고 강남구 26.05%, 송파구 25.49%, 양천구 24.08%, 용산구 23.63% 순이었다. 강동구(22.58%)와 광진구(22.20%), 마포구(21.36%)도 20% 넘게 올랐다. 반면 도봉구(2.07%), 금천구(2.80%), 강북구(2.89%), 중랑구(3.29%) 등 외곽 지역은 2~3%대에 머물렀다.
서울에 이어 경기(6.38%), 세종(6.29%), 울산(5.22%), 전북(4.32%) 순으로 공시가격이 많이 올랐다. 반면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지방에서는 내린 곳이 많았다. 제주(-1.76%), 광주(-1.25%), 대전(-1.12%), 대구(-0.76%), 충남(-0.53%), 강원(-0.45%), 전남(-0.24%), 인천(-0.10%) 등 8개 시·도에서 공시가격이 내려갔다.
전국 공동주택 평균 공시가격은 2억8593만원으로 지난해(2억6031만원)보다 2562만원 올랐다. 서울 평균은 6억6507만원으로 지난해(5억5780만원)보다 1억원 넘게 뛰었다.
종합부동산세 대상 17만가구 증가…'세금 체감' 커진다
공시가격이 껑충 뛰면서 1가구 1주택자 기준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인 공시가격 12억원 초과 아파트 수는 지난해 31만7998가구에서 올해 48만7362가구로 약 16만9000가구 늘었다. 전체 공동주택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4%에서 3.07%로 올랐다. 종부세는 인별 과세로 실제 납세 대상자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격대별 상승률을 보면 3억원 이하 구간 0.50%, 3억~6억원 구간 4.72%, 6억~9억원 구간 12.70%였다. 반면 9억~12억원 구간은 20.90%로 뛰었고, 12억~15억원 25.38%, 15억~30억원 26.63%, 30억원 초과 28.59% 등 고가 주택일수록 오름폭이 가팔랐다. 서울 한강 인접지 등 선호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을 끌어올린 모양새다.
종부세는 과세표준 상한이 없고 누진세율이 적용돼 고가 주택 소유자의 실제 세 부담 증가 폭은 공시가격 상승률을 상회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6월 1일 과세 기준일을 앞두고 세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의 절세용 매물이 4월 중순부터 시장에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시가격(안)은 18일부터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와 해당 시·군·구청 민원실에서 볼 수 있다. 의견 접수 후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다음 달 30일 결정·공시된다. 이후 한 달간 이의신청 절차를 거쳐 오는 6월 26일 최종 조정·공시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과거 공시가격이 급등했던 시기 이의신청이 많았던 전례가 있어 올해도 작년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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