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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시=로빈 거닝엄? 여권·출입국 기록까지 맞아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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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로이터 조사 결과 뱅크시가 로빈 거닝엄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여권·출입국 기록까지 맞물리며 정체 공개 논쟁과 표현의 자유 이슈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세계적인 거리 예술가 뱅크시의 정체가 영국 출신 그라피티 작가 로빈 거닝엄일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얼굴을 숨긴 채 활동해 온 익명 작가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술계와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서 발견된 벽화와 출입국 기록, 여권 정보 등을 추적한 자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뱅크시가 1973년 영국 브리스틀 출신 작가 로빈 거닝엄(Robin Gunningham)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뱅크시는 스텐실 기법을 활용한 거리 예술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작가다. 전쟁과 소비주의, 난민 문제 등을 다루는 강한 사회적 메시지로 주목받았지만, 활동 초기부터 신원을 철저히 숨겨 왔으며 지금까지도 공식적으로 정체를 밝힌 적은 없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에서 발견된 벽화를 조사하면서 단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침공 이후인 2022년,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호렌카 마을의 폭격으로 파괴된 건물에 뱅크시의 작품이 등장했다.

현지 목격자들에 따르면 당시 마스크를 쓴 남성 두 명이 스텐실 도구와 스프레이를 꺼내 몇 분 만에 벽화를 완성했다. 작품은 폐허 속 욕조에 앉아 등을 문지르는 수염 난 남성을 그린 그림이었다.

이들과 함께 있던 또 다른 남성 한 명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현장에 있었는데, 한쪽 팔이 없고 두 다리에 의족을 하고 있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 남성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자일스 둘리(Giles Duley)로 확인됐다. 둘리는 201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취재 활동을 하다 폭발 사고로 팔과 다리를 잃은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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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시가 그린 것으로 알려 ‘미스터 로봇’ 벽 ⓒ뉴시스


우크라이나 출입국 기록에 따르면 둘리는 영국 밴드 매시브 어택의 프론트맨 로버트 델 나자(Robert Del Naja), 그리고 ‘데이비드 존스’라는 이름의 인물과 함께 입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우크라이나 여러 지역에서 뱅크시의 벽화가 잇따라 발견됐다.

로이터는 이 과정에서 ‘데이비드 존스’ 명의 여권 속 생년월일이 로빈 거닝엄과 동일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2000년 미국 뉴욕에서 옥상 광고판 훼손 혐의로 체포된 인물이 로빈 거닝엄이며, 당시 자백 기록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법원 문서와 경찰 기록을 통해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뱅크시의 정체로는 여러 인물이 거론돼 왔다. 거리 예술가 티에리 구에타(Thierry Guetta·미스터 브레인워시)나 매시브 어택의 델 나자 등이 대표적인 후보로 언급됐다. 그러나 로이터는 이번 조사에서 거닝엄이 가장 유력한 인물로 지목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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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코리아/ 영국 런던의 한 건물 외벽에 등장한 뱅크시 작품


다만 뱅크시 측은 이번 조사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작품 인증 기관인 페스트 컨트롤 오피스(Pest Control Office)는 “작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법률 전문가들은 익명성이 단순한 개인 선택을 넘어 표현의 자유와 직결된 문제라고 지적한다. 뱅크시의 변호사 마크 스티븐스(Mark Stephens)는 “그는 오랫동안 위협과 감시의 대상이 돼 왔다”며 “익명으로 활동하는 것은 정치·사회적 메시지를 다루는 창작자가 보복이나 검열 없이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보호 장치”라고 강조했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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