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의 한 레스토랑에서 직원들이 일을 하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뉴욕시가 최저임금을 시간당 30달러(약 4만4700원)까지 인상하는 파격적인 법안을 추진하면서 노동계와 기업·자영업자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주 뉴욕 시의회에 제출된 법안은 현재 시간당 17달러인 최저임금을 미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뉴욕의 최저임금은 ▷대기업(직원 500명 이상)은 2030년까지 30달러 ▷소기업(500명 미만)은 2032년까지 30달러로 단계적으로 인상된다. 이는 지난해 당선된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의 주요 선거 공약이기도 하다.
뉴욕 노동자들은 이번 법안을 대체로 환영하고 있다. 급등한 주거비와 물가를 감당하려면 이 정도 수준의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스태튼아일랜드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야간 근무를 하는 조엘 진은 현재 시급 26.15달러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브루클린의 보호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는 “시급 30달러는 나에게 인간의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집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시간당 30달러는 연간 약 6만2400달러(약 9200만원) 수준의 소득이다. 그러나 일부 기준에서는 여전히 뉴욕의 생활비를 감당하기에 부족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 경제정책연구소(EPI)에 따르면 뉴욕 대도시 지역에서 한 개인이 주거·식비·교통 등 기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연소득은 8만3262달러(약 1억2000만원)에 달한다. 자녀 1명을 둔 3인 가구의 경우 14만2229달러는 있어야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반면 자영업자들은 비용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맨해튼에서 레스토랑 5곳을 운영하는 션 헤이든은 “요리사나 웨이터, 바텐더가 자신의 식당을 여는 꿈을 꾸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시급이 30달러로 오르면 직원 10여 명을 줄이고 QR코드 주문 시스템을 도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퀸즈에서 커피·차 유통 사업을 하는 모 찬 역시 “직원들에게 30달러를 주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감당할 수 없다”며 높은 임대료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경영 부담이 커졌다고 토로했다.
외식업계는 이번 인상이 업계의 임계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뉴욕주 레스토랑협회장 멜리사 플라이슈트는 “피자 한 조각이나 치즈버거 하나에 매길 수 있는 가격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여러 도시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최저임금을 꾸준히 인상해 왔다.
콜로라도주 덴버와 캘리포니아 산호세, 웨스트할리우드 등이 대표적이다.
워싱턴주 시애틀은 현재 시간당 21.30달러(약 3만1700원)로 미국에서 가장 높은 최저임금을 기록하고 있다.
또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지난해 시의회가 호텔 및 공항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2028년까지 30달러로 인상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당시 호텔 업계는 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