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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중대재해법 적용 기업 규모, 개별 공장 아닌 회사 전체로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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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뉴스1


여러 공장이나 지점을 운영하는 기업에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할 때는 사고 발생 사업장이 아닌 회사 전체 근로자 수를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최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산업재해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플라스틱 제조업체 대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회사는 벌금 5억원이 확정됐다.

지난 2022년 3월 이 회사 충남 서천 공장에서 근무하던 20대 근로자가 항온항습기에서 건조 작업을 하던 중 내부 폭발로 튕겨 나간 철문에 머리를 맞아 숨졌다. 조사 결과 공장에서는 폭발 위험이 있는 에탄올을 사용하면서도 폭발구가 없는 밀폐형 설비를 사용하는 등 안전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심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회사에는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 2심은 “서천 공장에 안전관리 시스템이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면서 A씨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회사에 대한 벌금도 5억원으로 대폭 높였다.

A씨와 회사 측은 2심 결과에 불복해 상고하면서 “사고가 벌어진 서천 공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기준이 되는 ‘상시 근로자 50명 이상 사업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2022년 사고 당시는 근로자 50명 미만 사업장에 대해선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유예하고 있었다. 다만 본사와 다른 공장까지 포함하면 회사 전체 근로자 수는 50명 이상이었다.

대법원은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중대재해처벌법상 ‘사업 또는 사업장’은 사실상 ‘기업 단위’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본사와 여러 공장이 인사·노무관리나 재무·회계 등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하나의 기업으로 운영된다면, 특정 공장에서 사고가 발생했더라도 회사 전체 사업장의 근로자 수를 합산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그동안 ‘주52시간제’나 연차 휴가 등과 관련된 근로기준법 판례에서 사용해 온 ‘경영상 하나의 기업으로 운영되는 경우 사업장을 하나로 본다’는 기준을 중대재해처벌법에도 적용한 첫 판례다.

한편, 2024년 1월 27일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기간이 종료되면서 현재는 상시 근로자 5명 이상 모든 사업장에 전면 적용된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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