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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미뤄져⋯트럼프, 중국 군함 파견 요구하며 연기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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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때문에 한달 정도 연기 요청”
중국, 협력에 적극적이지 않아 놀라”


이투데이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대화하고 있다.


이달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미뤄질 전망이다. 이란 전쟁이 격화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측에 연기를 요청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만나 미ㆍ중 정상회의 개최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란과의 전쟁) 때문에 한 달 정도 (중국에) 연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들과 함께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전쟁 때문에 나는 이곳에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이 이란에서 하고 있는 노력에 감사해야 한다”면서 “중국이 협력에 적극적이지 않은 점에 놀랐다”고 강조했다.

정상회담 연기로 인한 새로운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포함해 한국ㆍ일본ㆍ프랑스ㆍ영국 등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호위하기 위한 군함 파견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군함 파병 가능성을 일축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베이징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며 “모든 당사자가 즉각 군사 행동을 중단하고 긴장 고조를 피하며 지역 불안정이 세계 경제 발전에 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방중 협상의 핵심 인물인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이란 군사작전과 트럼프 대통령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사이에 연관성은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회담이 연기된다면 그 이유는 물류적 문제(logistics) 때문일 것”이라면서 “회담이 연기되더라도 대통령이 중국에 호르무즈 해협 치안을 맡아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베선트의 발언이 중국과의 긴장을 완화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까지 이틀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와 함께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양국 고위급 회담에 참석했다. 전 미국 무역협상가이자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소장인 웬디 커틀러는 “설명의 변화는 정상회담 연기 이유를 중국과 직접 연결짓지 않으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번 정상회담 준비는 이미 매우 촉박하게 진행돼 왔다. 미국과 중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주요 합의 사항에 대한 협상은 올해 초에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동시에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 등 지정학적 사건들이 준비 과정에 부담을 주었다.

커틀러는 “이전 정상회담과 비교하면 실질적 성과물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연기는 양측 모두에게 오히려 안도감이 될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공세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으로 얼룩진 격동의 한 해를 보낸 후, 중국과의 농산물 구매 합의를 통해 중간선거 전 정치적 승리를 확보하고 취약한 무역 휴전을 연장하기를 희망해왔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전날 “중국과 긴장이 있지만 결국 호르무즈 해협을 관리하는 노력에서 건설적인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개방은 미국보다 중국에게 더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공급에 크게 의존한다. 그러나 여러 요인 때문에 중국이 미국의 요청에 응해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 중 하나는 중국이 막대한 국내 원유 비축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약 13억 배럴의 원유를 비축하고 있으며 이는 약 4개월 분의 해상 원유 수입을 대체할 수 있는 규모다.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중국 전문가 크레이그 싱글턴은 “중국은 에너지 공급 충격에 대비해 수년간 준비해 왔기 때문에 크게 당황하지 않고 있다”며 “전략 비축과 공급 다변화가 단기적 완충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당장의 위험은 물리적 부족보다 가격 상승”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선택적으로 관리해 중국 등 일부 공급은 통과하도록 허용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노암 레이단 연구원은 “이란 유조선이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중국으로 향하는 원유를 운송하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면서 “중국은 이란의 최대 원유 구매국이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과는 다른 위치에 있다. 이란은 중국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레이단 연구원은 2월 통계 자료를 인용해 중국이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하루 약 100만 배럴, 이라크로부터 70만 배럴, 그리고 이란으로부터 40만 배럴의 석유를 수입했으며, 이 모든 물량이 호르무즈 해협의 마비 사태로 인해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사우디 측이 이미 육상 파이프라인을 통해 홍해로 석유 경로를 변경하려는 노력을 시작했기 때문에 해협을 우회함으로써 중국 측에 잠재적인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

싱글턴은 “중국은 단기적으로는 비교적 여유로워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 노출은 매우 크다”며 “중국은 페르시아만 원유의 최대 구매국이기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간 마비되면 에너지 가격뿐 아니라 중국 수출 경제를 떠받치는 공급망 안정성도 위협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투데이/이진영 기자 ( mint@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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