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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 호르무즈 안정 기여해야”…中 “일방적 301조 조사 반대” 정상회담 앞두고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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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앞 무역협상서 신경전 치열
美, 中에 호르무즈 군함파견 재차 압박…석유제품·비료 수출 재개 촉구
中, 美에 관세 판결 후 무역법 301조 조사 비판
헤럴드경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왼쪽)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지난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회담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신화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미국과 중국이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의제 조율 등 사전 협상을 위해 개최한 고위급 협의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최근 이란과의 전쟁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뚫기 위한 동맹국들의 지원을 요청한 미국은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에너지의 50%를 수급한다며 동참을 압박했다. 미국은 관세 위법 판결 이후 대체관세 부과를 위해 무역법 301조를 동원한 조치를 비판하며 지난해 부산에서의 무역합의 이행을 촉구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프랑스 파리에서 16일(현지시간)까지 이틀간 진행된 미중 고위급 경제무역 협상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중국은 에너지 수요의 약 50%를 걸프 지역에서 공급받는다”며 “(회담에서) 그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기 위해 여기에 이해관계가 있는 당사국들이 군함을 파견해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을 들어 고위급 회담에서도 이를 재차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베선트 장관은 다만 “이것들은 경제적 논의들”이었다면서 “우리는 국무부가 아니다. 국방장관 간 회담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경제적 파장에 대해 더 많이 얘기하면서 중국 측에 권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정제된 (석유) 제품과 비료의 수출을 중단했다”며 “우리는 그들이 좋은 국제적 파트너가 되도록 권고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에너지 수급이 어려워지자 중국은 가솔린·디젤 등 석유 정제품과 석유 및 천연가스에서 생산되는 화학비료의 수출을 통제하고 나섰다. 이에 파종기를 맞은 미국 농가들은 비상이 걸렸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에 석유 정제 제품과 비료의 수출 통제를 해제하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이 관세 위법 판결 이후에도 대체 관세를 위해 무역법 301조를 동원하는 등의 조치를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리청강 중국 국제무역협상대표 겸 상무부 부부장(차관)은 미국과의 협상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양측이 관세 수준 안정성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리 대표는 “양측이 새로운 상황에서의 양자 관세와 관세 유예 연장 가능성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도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 대표가 미국이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중국 등을 대상으로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 관련 조사에 들어간 것과 관련한 중국의 입장과 우려를 미국에 전달했다. 리 대표는 “(미국의) 일방적 조사에 반대한다. 관련 조사의 진행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것”이라면서 “미국과 중국이 ‘중간 지점’에서 만나기를(타협하기를) 바라며, 미국이 약속을 지키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부산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 체결한 무역전쟁 휴전 내용을 이행하라고 재차 강조하는 대목이다.

양측은 다만 이번 합의가 “생산적이었다”(베선트 장관), “솔직하며 건설적인 협의”(리 대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양측이 이번 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만큼, 이달 말로 예정된 정상회담에서 의미있는 합의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회담에서 양측이 “두 정상(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간 회담에 적용될 작업 계획의 일반적 조건들”에 대해 결론을 냈다면서 “(미중 정상의) 회담에서 잠재적인 결과물들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해) ‘부산 합의’의 이행 문제를 논의했다. 이는 희토류 등과 관련된 것을 의미한다”며 “우리는 미국 기업 및 이해관계자들로부터 희토류 수급 상황에 대한 정보를 받고 있으며, 우리는 그 (부산) 합의와 관련된 문제들을 다뤘다”고 전했다. 또 “(미국산) 농산물, 에너지와 관련해 중국으로의 수출을 확대하는 문제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리 대표도 “지난 하루 반 동안 중미 양국 팀이 깊이 있고 솔직하며 건설적인 협의를 진행했다. 이번 협상을 통해 양측은 일부 의제에 대해 초보적 공감대를 이뤘으며, 다음 단계 협의 과정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 대표는 미중 양국의 안정적인 경제무역 관계가 양국 및 세계에 모두 유익하다는데 양측이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양국의 무역·투자 촉진 실무 메커니즘 구축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담은 이달 말 방중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하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이기도 했다. 리 대표는 정상회담 관련 내용은 언급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베선트 장관은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지휘를 위해 워싱턴 DC에 남기를 바란다면 미중 정상회담이 미뤄질 수도 있다며 “이런 시점에 외국에 나가는 것이 최적이 아닐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전날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이낸셜타임스(FT)와 전화 인터뷰를 하며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상선 호위 협조에 응하지 않으면 정상회담이 미뤄질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다. 그러나 베선트 장관은 정상회담 일정이 연기된다면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상선 호위 협조에 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작전 실행계획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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